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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心)식당] 치즈가 폭포처럼 흘러 '치즈몬스터' 샌드위치

어디로 갈까’ 식사 때마다 고민이라면 소문난 미식가들이 꼽아주는 식당은 어떠세요. 가심비( 價心比)를 고려해 선정한 내 마음속 최고의 맛집 ‘심(心)식당 ’입니다. 이번 주는 레스토랑 가이드 『블루리본』 김은조 편집장이 추천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옐로우보울’입니다. 

'옐로우보울'의 점심 인기 메뉴인 치즈를 듬뿍 넣은 치즈몬스터. [사진 옐로우보울]

'옐로우보울'의 점심 인기 메뉴인 치즈를 듬뿍 넣은 치즈몬스터. [사진 옐로우보울]

 
“와인 마시기 좋은 곳”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김은조 편집장.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김은조 편집장.

2005년 『블루리본』 첫 발행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맛집 평가서를 발행해온 만큼 김 편집장의 추천 맛집에 기대가 컸던 건 사실이다. 역시나 ‘가성비는 좋고 남들에겐 덜 알려진 숨은 맛집을 소개하겠다’는 김 편집장의 말대로 옐로우보울은 생소한 가게였다. 포털에 검색해보니 유동 인구가 적은 충정로 교차로 주변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김 편집장은 “저녁 때 부담 없이 격식 없는 이탈리안 요리를 안주 삼아 맛있는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점심은 샌드위치와 파스타가 대표 메뉴이고, 저녁엔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 위주로 판매한다.

[송정의 심식당]
『블루리본』김은조 편집장 추천 ‘옐로우보울’

 
빈 가게에 반해 10년 다닌 호텔 퇴사
황재희 셰프는 "특급호텔의 샌드위치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옐로우보울을 열었다"고 할 만큼 샌드위치 사랑이 각별하다. [사진 옐로우보울]

황재희 셰프는 "특급호텔의 샌드위치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옐로우보울을 열었다"고 할 만큼 샌드위치 사랑이 각별하다. [사진 옐로우보울]

옐로우보울은 2015년 11월 충정로역에서 이어지는 구세군아트홀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건물 구조상 지하이긴 하지만 건물 밖은 인도와 연결돼 있어 1층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처음 식당을 찾아오는 사람은 1층과 지하 1층을 오가며 헤매기 쉽다. 게다가 건물 앞은 인도·차도·고가가 뒤섞여 있어서 유동인구가 적은, 그야말로 죽은 상권이다. 
실제로 황재희(37) 오너셰프가 식당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이 공간은 몇달 째 빈 상태였다. 길가던 손님이 언뜻 보고 들어올 리는 전혀 없는 곳에 ‘생애 첫 식당’을 연 이유를 묻자 그는 “대학 졸업 후 호텔에서만 10년 넘게 일해 세상 물정을 잘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경희대 호텔 조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하 조선호텔)에서 11년 동안 근무했다. 휴가 때 장모님과 함께 아내가 일하는 구세군아트홀에 왔다가 빈 가게를 보고 덜컥 계약했다. 황 셰프는 “호텔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꿈은 누구나 총주방장이듯 나도 그랬다”며 “하지만 워낙 실력 있는 선배들이 많고 더 늦기 전에 에너지를 모아 내 가게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혼자선 자신 없던 그때 생각난 사람이 대학 동기 하덕규(36) 셰프였다. JW메리어트 서울에서 근무한 하 셰프는 결혼 전 6년간 황 셰프와 함께 살며 가족처럼 지낸 사이였다.
 
구세군회관 지하1층에 있는 옐로우보울의 외관. 인도와 연결돼 있어 밖에서는 1층처럼 보인다.

구세군회관 지하1층에 있는 옐로우보울의 외관. 인도와 연결돼 있어 밖에서는 1층처럼 보인다.

특급호텔 최상급 재료 고집 
와인과 잘 어울리는 저녁 메뉴. 왼쪽부터 관자요리, 깔리마리*오징어 튀김), 스테이크. [사진 옐로우보울]

와인과 잘 어울리는 저녁 메뉴. 왼쪽부터 관자요리, 깔리마리*오징어 튀김), 스테이크. [사진 옐로우보울]

식당의 대표 메뉴는 계약 전부터 생각해둔 게 있었다. 바로 샌드위치다. 황 셰프는 조선호텔 카페·룸서비스·식음 기획 등을 거쳤는데 마지막 4년간 근무지가 ‘베키아 에 누보’였다. 이탈리안 셰프가 꿈이었던 그였기에 샌드위치·그릴·파스타 등 이탈리안 요리를 모두 배울 수 있는 4년 동안이 아주 즐거웠다. 그러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2만~3만원짜리 호텔 샌드위치 맛에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대중적인 샌드위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충정로역 주변에는 회사들이 많은 만큼 직장인들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로도 적당할 듯 싶었다. 저녁은 직장인들이 가볍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메뉴로 구성했다. 
호텔 출신인 두 셰프의 장점은 식재료에서 잘 드러난다. 최상급 재료만 사용하는 호텔에서의 경험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옐로우보울의 대표 샌드위치 ‘치즈몬스터’에는 파르메산 치즈 가루 대신 값비싼 염소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또는 고소한 맛이 강한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한다. 관자도 국산 키조개 대신 큼직하고 식감이 좋은 캘리포니아산 관자를 쓴다. 
식감이 좋은 캘리포니아산 관자로 만든 요리. [사진 옐로우보울]

식감이 좋은 캘리포니아산 관자로 만든 요리. [사진 옐로우보울]

 
손님 없자 “더 잘해주자” 결심해  
옐로우보울의 바질페스토 파스타(왼쪽)와 가지파니니. [사진 옐로우보울]

옐로우보울의 바질페스토 파스타(왼쪽)와 가지파니니. [사진 옐로우보울]

특급호텔의 맛을 준비했지만 식당을 찾는 손님은 드물었다. 점심에는 더러 손님이 있었는데 문제는 저녁시간이었다. 이 좋은 호텔급 재료들을 쓰는데 왜 장사가 안 될까. 두 사람은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오도록 만들자고 결심했다. 서비스는 더 잘하고, 음식은 더 넉넉하게 주기로 했다. 
손님이 적어 여유로운 저녁 시간엔 와인을 가져온 손님들을 위해 메뉴에 없는 요리들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호텔에서 초대한 미쉐린(미슐랭) 스타 셰프들의 갈라 디너를 함께 준비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옆 테이블의 손님도 메뉴를 뒤적이다가 “나도 저 걸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손님들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저녁 대표 메뉴가 새롭게 완성됐다. 본래 없던 한우 1+ 채끝 스테이크도 손님들의 요청으로 메뉴에 올랐다. 와인 잔도 처음엔 없었다. 불편함을 느낀 단골이 “식당에서 쓰라”며 와인 잔을 사오면서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다.   
 
1년 지나자 점심엔 줄 서서 기다려  
황재희 셰프는 "특급호텔에서 사용하는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게 손님을 끄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옐로우보울]

황재희 셰프는 "특급호텔에서 사용하는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게 손님을 끄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옐로우보울]

손님이 없어도 좋은 식재료로 정성껏 요리하자 서서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단골이 생기고, 그 단골이 지인에게 소개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이젠 식사 시간마다 손님들로 북적인다. 점심시간엔 10~20분씩 대기도 해야 하고, 저녁 때도 예약 손님이 60~70%를 차지한다. 
워낙 단골이 많다 보니 저녁 8시30분 후부터 황 셰프는 주방이 아닌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인사하느라 바쁘다. 그는 “뭣 모르고 식당을 시작한 후에 힘들 때도 많았지만 와인 잔부터 메뉴까지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 단골 손님들의 도움이 컸다”며 “그분들과 함께 키운 가게인 만큼 앞으로도 좋은 요리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옐로우보울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다. 클럽·치즈포테이토·치즈몬스터·가지까망베르·비프페스트라미·초리조에그 등 샌드위치와 파니니의 가격은 각 8900원. 파스타·라자냐는 1만4000원~1만6000원, 깔라마리·관자요리·스테이크 등 와인에 어울리는 저녁 메뉴는 1만2000원~4만5000원대. 와인 콜키지는 병당 1만원이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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