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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중국탓? 따지려면 국내 배출량 통계부터 제대로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27일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에서 남산 서울타워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27일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에서 남산 서울타워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 주말부터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나서 중국 측에 오염을 줄이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는 시민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배출량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발생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책이 가능하겠느냐는 전문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의 배출량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중국에 감축을 요구할 수도, 국내 배출량을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국내 미세먼지 오염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연평균 30~50%, 오염이 심할 때는 60~80%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나머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집계하는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현재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정책지원시스템(CAPSS: Clean Air Policy Support System)을 구축해 해마다 시·군·구 단위로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을 산출, 발표하고 있다.
  
배출량은 2만여 개의 배출계수와 각종 통계자료를 이용해 산출해 낸다. 2014년을 기준으로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량 6만3286t 중 제조업 연소가 3만322t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철도·선박·건설장비 등 비도로 이동오염원이 14만861t, 자동차를 비롯한 도로 이동오염원이 10만19t으로 뒤를 이었다.
   
소규모 사업장 등 사각지대 많아 
충북 제천시의 한 건축현장에서 건축폐기물이 불법으로 소각되고 있다. [뉴스1]

충북 제천시의 한 건축현장에서 건축폐기물이 불법으로 소각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통계의 정확도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도로에서 날리는 비산먼지와 제조업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산먼지는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자료를 공개조차 안 하고 있다. 장 교수는 “도로에서 배출하는 비산먼지의 양을 계산하려면 도로 조건과 계절적 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자체의 대기관리 담당자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는 현장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배출량을 계산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배출량 계산에서 아예 누락된 항목도 적지 않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대기오염 배출 사업장은 5만여 개인데, 대기오염 배출량에 따라 1∼5종으로 구분한다. 그중 규모가 큰 1∼3종 사업장만 배출량을 측정하고,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4~5종 사업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대형 배출원 위주로 배출량을 파악하다 보니, 영세 사업장이나 불법 노천 소각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계산에서 빠져있다. 장작 등 화목 난로를 사용할 때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공식적으로 잡히지 않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게는 국내 총배출량의 절반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유럽에서는 생활 주변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비중이 3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우리는 대부분 누락돼 있다”며 “이런 데이터를 기초로 정책을 만들다 보니 부실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실정에 맞는 배출계수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배출 계수는 세부적인 배출량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기본 수치이지만, 현재 총 2만개 배출계수 중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된 배출계수는 24%에 불과하다.
  
배출량 분석 속도 역시 더디다. 아직도 4년 전인 2014년 배출량을 가장 최신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역시 2014년 수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배출량은 미세먼지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이지만 전담 공무원은 단 한 명밖에 없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각 관리기관에서 자료가 확정되기까지가 1년 이상이 걸리고, 배출량만 산정하는 게 아니라 왜 이런 배출량이 나왔는지 원인까지 분석하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오염 원인과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과 대책도 제대로 수립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정헌 건국대 융합인재학부 교수는 “국내 미세먼지 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배출량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고, 지속해서 미세먼지 정보를 정리하고 연구하는 상설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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