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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장애아동 대상 학교폭력 은폐… 인권위 “관련자 징계해야”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뉴스1]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뉴스1]

 
강원도 철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장애학생을 상대로 자행된 또래 학생들의 학교폭력을 학교 측에서 축소하고 은폐했다.
 
2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일과 관련해 해당 교장 등을 징계하라”고 강원도 교육감에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1월 “(해당 교장 등이)크게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했던 강원도 교육청의 1차 감사 결과를 뒤집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조사결과 “지난해 3월 뇌 병변 5급 장애 자녀와 철원 모 초등학교로 발령받은 A교사는 자녀가 같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고 담임교사에게 수차례 얘기했으나 제대로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학생의 담임교사는 같은 반 학생들이 학기 초부터 피해자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거나 좀비라고 놀리는 사실 등을 알고 있었으나 장난으로 간주해 학교폭력이나 장애학생에 대한 괴롭힘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피해자가 적응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심각해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자 교장·교감은 ‘상처를 받은 것은 개인적인 성향 탓이지 학교폭력 때문이 아니다’라는 등 피해를 부인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며 “목격자의 진술을 번복하게 하거나 추가조사를 못 하게 하는 등 학교폭력을 은폐·축소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또 피해 학생의 담임교사와 같은 학교 남자 교사 B씨가 A교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제기한 진정은 기각했다.
 
인권위는 이번 사안을 축소·은폐한 교장, 교감, 관련 교사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강원도 교육감에게 권고했다.
 
강원교육청도 이날 교장, 교감을 비롯해 A교사를 상대로 ‘성 고충’을 제기했던 B교사 등 3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 지난해 1차 감사 결과가 부실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강원교육청은 “장애를 가진 자녀가 지속해서 피해를 본 것에 대해 해당 학교 교사이자 학부모인 A교사가 신고한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교장, 교감이 부적절한 영향력을 미친 사실과 일부 동료 교사들도 교장, 교감의 눈치를 보고 학교폭력 조사를 소홀히 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장은 피해 아동의 담임교사와 같은 학교의 B교사를 부추겨 A교사를 상대로 성 고충 신고를 하게끔 부추기고, B교사는 3차례에 걸쳐 자신에게 유리하게 목격자를 변경하며 고충 신고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도 교육청은 “교원이 12명인 이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처음부터 정상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의심하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한 교사 3명을 제외한 나머지 교원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방조하거나 외면했다”고 밝혔다.
 
한편, 도 교육청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1차 감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부실 감사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재감사에 착수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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