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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다채로운 프랑스 미술품이 러시아박물관 채운 이유 살펴봤죠 '예르미타시박물관전'

소중 학생기자들이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을 만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왼쪽부터 장성연 학생기자, 김승익 학예사, 김민건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들이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을 만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왼쪽부터 장성연 학생기자, 김승익 학예사, 김민건 학생기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러시아 황제들이 주로 겨울에 머물렀던 겨울 궁전이 있습니다. 1762년 즉위한 예카테리나 2세는 1775년 겨울 궁전 가까이에 ‘은자(隱者·숨어 사는 사람)의 집’이라는 별궁을 만들고 이곳에 그녀가 수집한 예술품들을 보관했어요. 특히 프랑스 미술의 옛 거장들과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수집했죠.  
 
18세기 말 이후에는 많은 프랑스 미술품이 여러 공공건물과 귀족들의 저택을 장식했습니다. 이러한 황실과 개인 소장품을 기반으로 현재의 예르미타시박물관은 다채로운 프랑스 컬렉션을 지니게 됐어요. 프랑스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죠.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의 소장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소중 학생기단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큰 스크린에서는 강물이 보였어요. 전시를 안내한 김승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는 “영상에서 보이는 곳이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고, 지금 예르미타시박물관이 보이네요. 박물관 맞은편에는 네바강이 흐르고 있죠. 실제로 여러분들이 예르미타시박물관을 갔을 때 보이는 풍경을 담았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영상 덕분에 실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니콜라 푸생, '십자가에서 내림', 1628~1629,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니콜라 푸생, '십자가에서 내림', 1628~1629,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이번 전시는 총 4부에 걸쳐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전시 1부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에서는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등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독자적인 화풍을 형성하고, 유럽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한 17세기 프랑스 미술을 소개하고 있었어요. 학생기자들은 니콜라 푸생의 ‘십자가에서 내림’ 작품을 유심히 쳐다봤습니다. 이 작품은 예카테리나 2세가 처음 구입한 프랑스 회화인데요. 십자가 아래로 내려진 예수를 부여잡고 통곡하는 모습을 담았죠.
 
그림을 유심히 보던 김민건 학생기자가 질문을 했어요. “실제 원본 그림인가요? 복제품을 전시하는 경우도 본 것 같아서요.” 김승익 학예사가 “박물관에서 전시할 때는 복제품이 아니라 실제 원본을 전시해요”라고 답했습니다. 가만히 듣던 장성연 학생기자가 “그럼 예르미타시박물관에는 이 그림이 없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김 학예사는 “네, 지금 박물관을 가면 이 그림을 볼 수 없죠. 한국에 전시되고 있다고 쓰여 있을 거예요”라고 답변했어요.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청동상에는 신화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청동상에는 신화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르 냉 형제들의 ‘술집의 농부들’이란 그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농부들이 포도주 잔을 기품있게 들고 있는 그림인데요. 이런 농민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그때 귀족들 사이에 인기였다고 합니다. “왜 인기가 많았을까요?” 김승익 학예사의 질문에 김민건 학생기자가 “자기들과 다른 삶을 볼 수 있어서요”라고 얘기했죠. 김 학예사는 “맞아요. 자신들과 다른 삶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그림이 큰 인기를 얻었던 거죠”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크게 보이는 그림은 장 바티스트 파테의 ‘목욕하는 여인들’로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자극적인 이야깃거리들을 좋아했던 당시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가장 크게 보이는 그림은 장 바티스트 파테의 ‘목욕하는 여인들’로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자극적인 이야깃거리들을 좋아했던 당시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2부인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에서는 18세기로 접어들며 남녀 간 사랑이나 유희 장면을 즐겨 그렸던 로코코 화가들의 작품과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에 따라 제작된 풍속화를 만날 수 있었어요. 장 바티스트 파테의 ‘목욕하는 여인들’을 보고 신윤복의 ‘단오풍경’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신윤복은 우리나라 양반들의 문화를 그렸죠. ‘단오풍경’에도 목욕하는 장면이 나오고 남자들이 훔쳐봐요. 이때 프랑스 화가는 귀족들이 밖에 나가서 놀던 장면을 그렸어요. ‘목욕하는 여인들’에서도 귀족들이 목욕하고 훔쳐보는 장면이 나오죠.” 김 학예사의 설명에 학생기자들은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태블릿PC도 있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태블릿PC도 있다.

 
중간에는 예르미타시박물관이 있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태블릿PC도 있었죠. 학생기자들은 원하는 이야기와 음악을 선택한 후 감상했어요. 3부 섹션에서는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나폴레옹의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프랑스 미술계에 일어난 변화를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문학·신화·동방에서 영감을 얻은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과 신고전주의 대표 화가인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도 볼 수 있었죠.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1821,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1821,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특히 이 작품은 초상화의 주인공이 보관하고 있다가, 1917년 러시아에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고 귀족들의 재산이 몰수되면서 국가 재산이 됩니다. 김승익 학예사는 “귀족들이 자기 돈으로 구입했던 것을 국가가 몰수하면서 예르미타시박물관에 보관된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품들이 다양하게 된 거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포스터를 장식한 에밀 오귀스트 샤를 카롤뤼스뒤랑의 ‘안나 오볼렌스카야의 초상’. 러시아 사람들이 프랑스 문화를 동경했던 시대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다.

이번 전시의 포스터를 장식한 에밀 오귀스트 샤를 카롤뤼스뒤랑의 ‘안나 오볼렌스카야의 초상’. 러시아 사람들이 프랑스 문화를 동경했던 시대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다.

 
이 섹션엔 전시 포스터를 장식한 에밀 오귀스트 샤를 카롤뤼스뒤랑의 ‘안나 오볼렌스카야의 초상’도 있었죠. 김 학예사는 이 그림을 포스터로 정하게 된 이유를 얘기해줬습니다. “옛날 러시아 귀족들은 집에서도 프랑스어를 썼고 이 그림처럼 프랑스 예술가들을 불러서 초상화를 그렸어요. 굉장히 부유했기 때문에 프랑스 미술작품도 많이 구입했죠. 러시아 사람들이 이렇게 프랑스를 좋아하고 프랑스 문화를 동경했던 시대의 모습이 담긴 작품인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어요.”
 
전시 취재를 위해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며 관람하는 소중 학생기자들.

전시 취재를 위해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며 관람하는 소중 학생기자들.

 
전시의 마지막은 ‘인상주의와 그 이후’를 담았습니다. 고전적인 예술양식과 결별한 인상주의 및 후기인상주의를 조명했죠.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의 건초더미’, 폴 세잔의 ‘마른 강 기슭’ 등 인상주의 이후 근대 거장들의 작품들이 20세기 미술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줬어요. 전시장을 나서기 전, 또 한번 학생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있었는데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갈 수 있는 비행기표였죠. 얼핏 보면 진짜 같았지만 스탬프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가짜 비행기표였어요.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 등 러시아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새겨진 도장을 열심히 찍으며 마지막 추억을 남겼습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송휘성(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민건(경기도 관문초 6)·장성연(경기도 관문초 4) 학생기자
 
학생기자 취재 후기
“전시의 예술품들은 대부분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 여제가 수집한 예술품이었어요. 또 러시아 귀족들이 가지고 있던 그림도 그곳에 있었죠. 풍경화, 초상화, 빈민가 풍경, 전쟁, 성경을 바탕으로 한 그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고, 청동 조각상도 볼 수 있었죠. 무엇보다 설명을 들으니 전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시간이 되면 한번쯤은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을 추천해요.”
 
김민건(경기도 관문초 6) 학생기자  
 
“전시된 그림이 먼 나라에서 안전하게 오기 위해 커다란 상자에 한 작품씩 담아서 비행기에 실어 온다고 학예사님께서 말씀해주셨죠. 인상파가 나오기 전 이 시대에 인기가 좋았던 그림은 풍경화였는데 직접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상상해서 그린 작품들이 많았죠. 전쟁 장면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루이 14세는 존경하는 화가를 전쟁터로 데리고 가서 전쟁의 장면을 보여준 후, 화가가 집으로 돌아와 다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거쳤대요. 그 당시의 그림은 직접 본 것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전시회를 보고 옛날의 유럽 사람들의 모습을 알 수 있었고, 언젠가는 러시아의 예르미타시박물관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성연(경기도 관문초 4) 학생기자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기간 4월 15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시간 월·화·목·금 오전 10시~오후 6시, 수·토 오전 10시~오후 9시, 일·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입장료 성인 6000원, 대학생 및 중·고등학생 5500원, 초등학생 5000원, 유아·65세 이상 4000원  
문의 1688-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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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