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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과 손잡으면 중국은 따라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예약해 놓고 김정은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위급을 중국 베이징으로 보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북한의 한·미 접근에 중국이 부담을 느낀 것도 있지만, 여전히 북·중 관계는 견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국가 간의 관계가 자국의 이익에 따라 냉·온탕을 반복하는 것은 다반사다. 
 
중국은 북한이 미국과 손을 잡으면 정치적·경제적으로 고려할 점이 많다. 과거 중·소 분쟁에서 북한이 취한 모습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의 등장 이후 중국은 북한에 개혁·개방을 강조했다. 이것은 북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시 북한은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했고 부작용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계속되는 중국의 압박에 북한은 소련과 손을 잡았다. 함경북도 나진항을 소련에 장기 임대한 것이다. 중국은 나진항이 소련의 해군기지화 할 때의 심각한 위험을 알고 화들짝 놀랐다. 그래서 후야오방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1984년 5월 평양으로 날아갔다.
 
후야오방은 김일성에게 청진항 전용권과 나진항도 중국이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일성은 청진항의 시설 확충과 수송체계를 현대화하는데 중국이 경비를 지원할 것과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조건으로 청진항 전용권을 허락했다. 하지만 나진항은 소련이 양보할 수 없는 요구라며 거절했다. 중국의 애간장을 태운 김일성의 계산이었다.
 
중국은 한동안 불편해진 북한과 관계를 회복하지 않으면 지정학·지경학적으로 과거가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얄밉고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지금은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북한이 미국과 손을 잡고 미국의 원하는 제7함대의 원산 정박이라도 허용할 경우 중국은 패닉에 빠질 수 있다.
 
북한은 이런 중국의 사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살면서 중국의 겉과 속을 훤히 들여다봤다. 중국이 자신을 지원하지만 ‘죽지 않을 정도’만 준다는 것도 뼛속 깊이 알고 있다.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는 북한이 중국을 끄는 상황이 됐다. 북한이 김일성 때부터 오매불망 간절히 원했던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있다. 과거 김일성은 미·중 수교 등 미·중이 긴밀해지는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과 북한 문제를 가지고 무슨 ‘뒷거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갖고 있었다. 이제는 역전됐다. 중국이 북한과 미국이 ‘뒷거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됐다.
 
북한은 미국과 손을 잡으면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를 알고 있었다. 지금 상황을 예상했다. 김정은은 이런 상황을 여유를 가지고 즐기고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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