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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꺼냈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조선을 농락물로 삼은 타프트-가쯔라 협정’이란 제목으로 미·일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북한이 미·일을 비난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꺼낸 것은 미·일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39일간 일본의 3개 협약 ( 가쓰라- 태프트 밀약, 제2차 영 일 동맹 조약, 포츠머스 러 일 조약 ).

39일간 일본의 3개 협약 ( 가쓰라- 태프트 밀약, 제2차 영 일 동맹 조약, 포츠머스 러 일 조약 ).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7월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대한제국에 대한 서로의 지배를 인정한 협약이다. 가쓰라 다로 일본 총리와 윌리엄 태프트 미국 육군장관이 서명했다. 태프트 장관은 나중에 미국의 27대 대통령(재임 기간 1909~1913)이 된다.

 
미국의 제27대 대통령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중앙포토]

미국의 제27대 대통령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중앙포토]

노동신문은 “지난날 미·일 제국주의가 조선에 대한 지배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흥정판을 벌려놓으면서 공모결탁을 했다면 오늘에 와서 미국과 일본은 침략 야망을 이루기 위해 짝짜꿍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일이 가쓰라-태프트 밀약과 같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트럼프-아베 밀약’ 등 모종의 약속을 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서먹서먹한 관계가 됐다는 뉴스도 있지만 견고한 미·일 동맹을 보면 언제든지 회복이 가능하다. 그래서 노동신문은 “미국이 일본 군국주의 세력과 작당하여 또다시 조선의 국권을 유린하려고 덤벼든다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미국이 일본을 앞세워 중국을 견제하고 경제지원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을 미국의 동북아시아 대리인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일이 결국에는 한통속이 돼 자신들에게 접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언급한 것은 미·일에 대한 피해망상증도 깔렸다. 노동신문은 1910년 한일병탄조약 이후 “미제가 장차 조선을 저들의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음으로 양으로 획책했다. 미제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극구 비호 두둔했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조선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노려오던 미제의 흉악한 속심은 일제의 패망을 전후해 만천에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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