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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잡는 신지로 "권력은 반드시 부패","신뢰없이 개헌 없다"

 아베 vs 신지로.
 
요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천적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6)자민당 의원이다.  
모리토모(森友) 사학재단 국유지 특혜 매매 의혹과 재무성 문서 조작 파문에 시달리는 아베 총리로선 야당의 공격 보다 더 아픈 게 자민당 내부의 비판이다.
 
일본 정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페이스북 사진]

일본 정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페이스북 사진]

그런데 그 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이가 바로 고이즈미 신지로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로 '일본 정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최고 인기남이다. 일본 언론의 '차기 총리 적합도'조사에서도 항상 2~3위권을 달린다. 
 
25일 자민당 당대회가 끝난 직후에도 수많은 기자들이 그를 에워쌌다. 
30분여에 걸쳐 그가 쏟아낸 말들은 아베 총리에겐 마치 비수와 같았다. 
그는 먼저 모리토모 의혹에 대해 “정치와 관료의 거리, 여당과 정부의 관계 등이 어떠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와 직결되는 헤이세이(平成ㆍ현 일본의 연호)정치사에 남을 큰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세계에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모든 권력은 그렇다. 그러니 권력을 가진 사람은 이를 자각하고 권력을 억제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도 했다.
 
5년이상 이어지고 있는 ‘아베 천하의 일본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듯한 어조였다.
 
아베 총리가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투표에서)국민의 50% 이상이 찬성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야당 지지자와 무당파를 포함해 찬성 분위기가 높아지지 않으면 국민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신뢰가 중요하다”“허심탄회하게 야당의 주장도 듣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 없이 헌법개정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페이스북 사진]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페이스북 사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문서 조작 사건이 터지자 마자 “무조건 관료들에게만 책임을 뒤집어 씌워선 안된다”며 아베 총리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같은 신지로의 행보에 대해 “9월 총재 경선에 곧바로 나설 생각이 없으니 더 당당하게 아베 총리를 비판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포스트 아베’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전 외상)자민당 정조회장, 노다 세이코(野田聖子)총무상 등은 아베 총리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9월 총재 선거를 의식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모난 정이 돌을 맞는다’는 자민당내 분위기 속에서 먼저 깃발을 들었다가 된서리를 맞는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 30대 중반인데 9월 총재 경선 도전은 너무 이르다.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신지로의 경우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자기 주장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아베 내각의 원전 정책 등에 대해 독설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아버지 고이즈미 전 총리와 더불어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아베 총리에 대한 협공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 전날 당대회에서 자민당이 ‘자위대 명기’개헌안을 발표하고 아베 총리가 “자위대 위헌논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강력한 개헌 의지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26일자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사히 신문은 “모리토모 의혹으로 지지율이 급락해 총재 3연임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헌안의 연내 국회 처리는 곤란해졌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아베 총리와 가까운 산케이 신문도 “내년엔 참의원 선거와 일왕(일본에선 천황)의 퇴위 등 대형 행사들이 많다. 올해엔 연립 여당내 (의견)조정만 해두고 국회 처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2월말 조사 때의 56%에서 14%포인트 하락한 42%였다. 하락폭은 아베 내각이 지난 2012년 12월 출범한 이후 이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중 가장 컸다. 
 
또 TV아사히 계열 ANN이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11.7%포인트 급락한 32.6%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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