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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 수출 30% 줄지만 무관세 … 자동차는 더 열어준다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방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한 여러 전문가의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 “나쁜 협정”이라고 수차례 거론하고 폐기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여기에 한국산 철강에 대한 고관세 부과 가능성을 연계해 한국을 압박했다.
 
이런 점에서 철강 관세를 면제받고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를 양보하는 등의 협상 결과에 대해 ‘차선’ 정도는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25%의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은 면제됐다. 김현종 본부장은 “한국이 (53% 관세 부과 대상) 12개 국가에 포함돼 있었던 만큼 국가 면제를 받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대가는 있다. 우선 철강 수출 축소는 불가피하다. 한국은 2015~2017년 3년간 연평균 대미 철강 수출량(383만t)의 최대 70%(268만t)를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수출량(362만t)과 비교하면 74% 수준이다.
 
한·미 FTA 개정·철강 관세 협상 결과

한·미 FTA 개정·철강 관세 협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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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자동차 시장도 일부 내줬다. 미국의 한국산 픽업트럭(개방형 적재함이 있는 소형 트럭)에 대한 관세 철폐 기간을 애초 2021년에서 2041년으로 미뤘다. 또 미국 자동차 회사는 한국의 안전·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차량을 연 5만 대까지 한국에 팔 수 있다. 지금까지는 2만5000대를 한국에 수출할 수 있었다. 미국 입장에서 자국 업계가 민감하게 여겨 온 픽업트럭 시장을 지키고 한국 시장의 자동차 관련 비관세장벽을 낮춘 셈이다.
 
이 정도의 출혈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철강 분야 수출 타격과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 제한은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이 정도만 내주고 협상을 타결한 건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양국 모두 협상 결과엔 만족감을 보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감한 분야인 농업을 보호하면서도 양측 관심 사안을 반영해 양국의 이익 균형을 확보한 좋은 협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번 협상에 대해 “절대적인 윈윈(an absolute win-win)”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부 불씨는 남아 있다. 예컨대 미국 측이 지속해 문제를 제기한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제도’에 대해 이번 협상은 ‘제도 개선·보완’으로 일단 봉합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신약 개발을 하는 국내 업체에만 인센티브를 준다”며 “이는 미국 제약사를 역차별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게다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며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중국 상무부가 이날 미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것도 미·중 간 교역 분쟁의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분간 통상 문제는 한국 경제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미 FTA 개정 협상 타결을 계기로 미국과의 경제협력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 다각도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앞으로 미국이 수시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같은 카드를 내밀 수 있는 만큼 청와대가 나서 통상 분야의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심새롬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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