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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개헌안 심의’ 토론 없이 40분 만에 끝났다

정부가 26일 국무회의를 열어 개헌안을 심의한 뒤 국회에 제출했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1980년 5공화국 개헌안 발의 이후 38년 만이다.
 
하지만 이날 개헌안이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시간은 40분에 불과해 현행 헌법 제89조(개헌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함)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국무회의 패싱’ 논란을 불식하진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으로 모친상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했다. 이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왜 지금 개헌인가 등에 대해 설명한 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로 국회가 개헌 논의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개헌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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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전 10시8분 개헌안이 상정됐고 김외숙 법제처장이 제안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법무부·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5명이 개헌안 가운데 소속 부처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발언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행복추구권이 국적을 떠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고 양성평등 개념이 도입되는 등 기본권의 신설·강화조항이 굉장히 잘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야당에서 주장하는 총리 국회 선출·추천제에 대해선 “현행 헌법에서도 국무총리를 임명하려면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고 있고, 국무총리가 대통령과 정당이 다르면 상시적인 국정 불안상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헌법 제1조 3항에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고 명시한 것은 매우 획기적인 안으로 한 단계를 뛰어넘은 선언”이라며 “지방 균형발전 부분이 좀 덜 담겨 아쉬움이 있는데 국회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개헌안에 반영된 ‘토지공개념’과 관련해 “유한한 자원인 토지로 인해 서민들이 항상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번 개헌안이 서민들에게도 희망을 드릴 수 있는 내용”이라며 의미를 부각했다고 한다. 이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개헌안에 담긴 상생과 공정의 의미에 대해,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여성권 강화에 대해 각각 발언했다.
 
참석한 한 국무위원은 “헌법 개정안이 현행 헌법보다 진전된 안으로 대부분 타당하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토론이 있긴 했지만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개헌안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내용들이 헌법에 잘 담겼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각 국무위원의 발언 이후 “‘토지공개념’이라는 용어 자체가 개헌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도 택지소유상한제·토지초과이득세제·개발이익환수제 등이 있었는데 야당과 언론이 이념의 문제로 몰고 가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오전 10시48분쯤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며 개헌안을 의결했다. 결국 개헌 심의를 위해 딱 한 번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수정 의견 제시나 대안 토론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이날 심의한 개헌안은 A4지 131쪽 분량이다.
 
이에 대해 헌법개정특위 위원장인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무회의 심의 과정도 통과의례식으로 지나가 위헌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며 “국가원로자문회의 등 헌법상의 자문기구는 활용조차 하지 않은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했다.
 
UAE를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헌안의 국회 송부와 공고를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이어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후 3시 국회를 방문해 진정구 국회 입법차장에게 개헌안을 전달하고 대국민 공고 절차를 개시했다.
 
이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김성태 한국당·김동철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회담을 열어 27일 개헌안 협상을 시작하고 문 대통령의 개헌안 국회연설을 4월 중에 열기로 합의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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