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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피해 성별 격차 커 … 여성도 안전 취약계층에 포함해야”

백희영

백희영

성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재난 대응 시스템 때문에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여성이 더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안전취약계층에 어린이·노인·장애인 외에 여성을 포함하는 내용의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유 의원은 “현행법은 어린이·노인·장애인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 안전 취약계층에 여성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각종 위기관리·안전교육 매뉴얼에서 여성을 고려한 행동 요령이 제시되지 못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을 제안한 백희영(사진)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젠더혁신센터장(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취지와 의미를 들어봤다.
 
제안 계기는.
“홍수·산사태·지진 등 자연 재난과 대구 지하철 사고, 세월호 침몰과 같은 재난 발생 때 여성 사상자 비율이 남성에 비해 높다. 유엔개발계획(UNDP)에서는 이미 2015년 각종 재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률 마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로 안전 취약계층에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국내 대형 재난 사고에서 여성 사망자 비율이 높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선 사망자 29명 중 24명(82.7%)이,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망자 50명 가운데 39명(78%)이 여성이었다. 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는 78.9%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에서도 67.2%가 여성이었다.
 
안전취약계층에 여성을 포함해야 하는 이유는.
“2014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물리적 힘이 약하기 때문에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피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난 상황에서 어린이나 노부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재난 관련 교육·훈련을 받을 기회가 적다. 안전취약계층에 여성을 명시해야 재난 대응 계획·매뉴얼 등에 여성 관련 세부 사항을 반영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성별 격차가 생기는 제도적 원인이 있나.
“이제까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여성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기본법 하위 계획과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여성의 신체적·생물학적·사회경제적 특성에 맞는 안전관리방안에 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먼저 재난 발생 시 구체적인 피해현황, 재난을 경험하는 피해자의 성별에 따른 특성을 비교·분석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과 제천 화재 사건을 보면 두 사건 모두 여성 사상자 비율이 높으나 그 원인은 같지 않다.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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