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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만 타는 특급열차 … 김일성 행적 따라가기 가능성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보름 앞둔 2000년 5월 28일 밤 국가정보원에 비상이 걸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丹東)을 잇는 조중우의교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당시 해당 업무를 맡은 관계자는 “해당 첩보가 접수되기 일주일 전 쯤부터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의 방중이 예상되던 시기였다”며 “특별열차가 단둥역을 거쳐 베이징으로 향하면서 첩보는 정보로 상향됐고, 29일 오전 10시 베이징역에 열차가 도착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중국에 북한의 고위층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나타나고, 기찻길 주변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18년 전과 유사한 움직임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누가 탑승했는지는 26일 밤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며 “남북, 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 최근 한반도의 새로운 움직임속에서 김정은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거나 다른 고위층을 보냈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집권이후 참매라 이름 붙인 전용기를 쓰고 있다. 과연 김정은이 열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갔을까.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탑승했다면 두 가지 이유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선대(先代) 지도자들의 행적을 따라 가는 차원이다. 전현준 우석대 겸임교수는 “김정일의 열차 이용은 아버지인 김일성의 노정을 따른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김정일은 2000년 이후 다섯 차례 방중때 모두 기차를 이용했다. 이를 고려하면 김정은도 집권후 첫 외유에 김정일이 지나간 길을 통해 정책구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나 한국에 금방 확인이 되는 전용기 운항을 꺼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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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8일 동안 공개활동을 중단하다 중국을 찾아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김정은 역시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를 면담한 뒤 공개활동을 중단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안보질서가 재편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한국이나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혈맹인 중국을 찾았을 수 있다. 강력한 권력을 확보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먼저 만날 필요를 느낀 것이다.
 
하지만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고위층 방중과)관련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할 북한 인사가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항공기를 이용하지 못할 상황의 인사가 탑승했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김정은이 아니라면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특별열차는 백두혈통만이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이 아니라면 김여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김여정이 한국에 올 때 전용기를 이용했는데 출산일이 다가오면서 항공기를 타지 못한 상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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