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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영장심사 불출석 “국민들이 피로감만 느껴”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서류심사로 구속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28일 오후 2시에 안 전 지사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영장심사가 무산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12시40분쯤 변호인단을 통해 “국민에게 보여줬던 실망감과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으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며 이날 영장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지사 측 법률대리인 이장주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법원에 서면심사를 통해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고, 필요한 조사가 다 이뤄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한 번 더 객관적 판단을 할 수 있는 판사님께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으냐고 했지만 (안 전 지사가) 괜히 더 나가면 국민이 보기 불편하고 피로감만 느낀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원칙상 미체포피의자 심문기일엔 피의자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불응하는 경우 꼭 구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구인영장이 발부됐다고 모든 사람을 구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법원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인영장을 반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인영장의 집행 가능성, 피의자의 의사, 법원의 입장을 고려해 반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서울서부지법은 “이 상태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는 적절하지 않으므로 서류심사를 배제하고 심문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영장심사 기일을 다시 잡았다.
 
검찰은 지난 23일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를 적용해 안 전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안 전 지사와 가족들은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 직후 줄곧 경기도 양평에 기거했다. 안 전 지사는 가옥과 분리된 컨테이너 박스에서 혼자 지냈다. 안 전 지사는 이곳에 있는 내내 검찰 출두 외 집 밖 출입을 철저히 삼갔다. 그가 20일 넘도록 이곳에서 지냈음에도 마을 주민 대부분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정도다.
 
이날 영장심사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까지 안 전 지사는 변호인들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의 지인인 A씨는 안 전 지사가 본인 사건을 적극적으로 다투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지유·정용환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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