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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의 ‘진짜 보스’는 누구?…상왕 만난 '미스터 런민비' 이강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주석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주석

 중국 인민은행의 ‘진짜 보스’가 나타났다.  
 
 궈수칭(郭樹淸ㆍ61)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위) 주석이 중국인민은행 당조(黨組ㆍ기관이나 기업 내 공산당 조직) 서기에 임명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일 임명된 이강(易綱ㆍ59) 인민은행장에게 상왕이 등장한 셈이다.  
 
 중국은 공산당이 국가에 우선하는 당-국가(黨-國家) 체제다.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주요 기관이나 기업에는 공산당 산하 조직인 당조가 있다.  
 
 당(조) 서기는 일반적으로 기관장이나 기업의 대표이사보다 공산당 서열이 높다. 궈 주석은 공산당 중앙위원이고, 이 행장은 중앙위원보다 한 단계 낮은 중앙후보위원이다.  
 
 로이터통신은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달리 중국 인민은행은 독립적이지 않다”며 “당 서기가 궁극적인 보스”라고 보도했다.  
 
 궈 주석은 애초 가장 유력한 차기 인민은행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2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새롭게 출범한 은보감회의 초대 수장을 맡았다. 
 
중국은 그동안 은행·보험ㆍ증권 감독 기관을 따로 뒀지만 규제의 틈을 노린 금융상품이 늘어나며 금융시장 위험이 커지자 은행과 보험 감독 당국을 통합하고 그 책임자로 궈 주석을 임명했다.
 
 여기에 인민은행까지 손에 넣게 되면서 궈 주석은 중국 금융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인물로 떠올랐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출신인 궈 주석은 국무원 경제체제개혁위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중국건설은행장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 구이저우(貴州) 부성장과 중국인민은행 부행장, 국가외환관리국장, 산둥(山東)성장을 역임한 중국의 대표적인 금융 관료다.
 
이강 중국인민은행장 [신화사=연합뉴스]

이강 중국인민은행장 [신화사=연합뉴스]

 궈 주석이 당 서기로 등장하며 중국 인민은행은 ‘궈수칭-이강’ ‘투 톱 체제’로 굴러가게 됐다. ‘미스터 런민비’로 불리며 16년간 중국 인민은행을 이끌었던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행장은 당 서기와 인민은행장을 겸임했다.  
 
 NYT는 “중국 정부가 인민은행장과 당 서기를 분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두 직책을 분리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나눈 미국 대기업과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궈 주석과 이 행장은 대표적인 ‘개혁파 금융 관료’로 꼽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이자 ‘중국의 경제 차르’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의 노선을 맞추며 막대한 규모로 늘어난 기업과 지방 정부 부채로 인한 금융 위험 문제를 해결하고 금융개혁을 촉진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투 톱 체제에 대한 분석은 분분하다. 이 행장은 일상적인 업무 처리를 위주로 조직을 운영하고, 궈 서기가 공산당이 주도하는 통화정책 등을 담당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주요한 정책의 최종 결정은 일반적으로 당 서기의 몫이기 때문이다.
 
 상왕의 등장으로 이 행장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NYT는 “이 행장의 권한을 약화하려는 조치”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내 기반이 확고한 궈 주석의 인민은행 당서기 지명은 인민은행에 대한 당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중국인민은행이 새로운 은행 규제 등의 권한을 갖게 되면서 두 사람의 업무 분장이 이뤄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컨설팅 업체인 트리비움 차이나의 공동창업자인 앤드류 폴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궈 주석이 그동안 각종 규제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만큼 궈 주석에게 규제 관련 업무를 맡기고, 이 행장에게는 통화 정책의 실행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국제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던 저우샤오촨 전 총재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투 톱 체제’를 선택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 총재가 대외 활동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국내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가진 궈 주석이 인민은행을 대표해 정책 논의 등에 앞장서는 구도다.  
 
 NYT는 “이 총재는 해외에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장 등과 교류하며 정책 조율을 담당하는 등 중국 통화정책의 대외 창구 역할을 맡고, 궈 주석은 국내에서 금융정책에 강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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