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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

중앙일보 <2018년 3월 15일 30면>
참담한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 검찰은 사법 원칙 존중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쳐 간 바로 그 검찰청 포토라인 위에 섰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은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생존해 있는 이 나라 전직 대통령 네 명은 예외 없이 퇴임 뒤 검찰에 소환됐다. 이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청에 불려 갈 때마다 그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랐던 국민 역시 참담한 마음으로 어김없이 반복된 역사의 현장을 지켜봐야 했다.
 
검찰은 고소·고발이 있어 수사에 착수했을 뿐이며, 수사하다 보니 여러 가지 범죄 사실이 포착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대로 덮기에는 혐의가 너무 중대하고, 법적 형평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과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아 반년 이상 탈탈 털었다고 보는 국민도 적지 않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인식이 사회 일각에 퍼져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따라서 검찰은 그 어떤 사안을 대할 때보다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명확히 확인된 사실과 다툼의 소지가 있는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 검찰이 종종 드러내 온 추정에 입각한 예단, 성과 과시를 위한 과대 포장 같은 악습도 경계해야 한다.
 
수사와 기소는 피의자를 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다. 그 자체가 단죄(斷罪)가 아니다. 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이다. 결국 죄의 유무는 법원에서 가려져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고 한다. 논란이 돼 온 다스(DAS)와 도곡동 땅 실소유 문제에도 “나와 무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항변의 진위는 재판을 통해 가리면 된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아서도 안 되지만 불이익이 있어서도 안 된다. 자칫 정치 보복이란 오해를 부를 수 있다. 검찰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증거주의를 엄격히 따르면서 이 수사의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 대다수가 수긍한다. 이것이 반복된 역사적 비극이 남겨준 교훈이다.
 
한겨레 <2018년 3월 15일 23면>
‘정치보복’ 말한 MB, 정치적 고려 없이 단죄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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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MB)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맥락상 전직 대통령 검찰 소환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생각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각종 혐의를 부끄러워해야 할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보복론을 내세우는 것에 허탈함을 감추기 어렵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에 대해 “나와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횡령, 다스 소송비용을 재벌에 떠넘긴 혐의 등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혐의를 극구 부인하면서 교묘하게 정치보복론으로 방패막이 삼는 건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퇴임 5년이 지나 이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인과응보요 자업자득이다. 남을 탓할 일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 태도는 1월에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 강변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은 정치보복 국면이 아니라, 오랜 세월 제기된 숱한 의혹의 진실을 규명하는 시간이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진실을 역사와 국민 앞에 털어놓아야 한다. 최소한 정치보복 운운하며 잔꾀를 부린다는 인상을 주진 말아야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 출석을 두고 “복수의 일념으로 전전 대통령의 개인 비리를 집요하게 들춰내야만 했을까. 모든 정치 현안을 6·13 지방선거용으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한심하다. 홍 대표야말로 모든 사안을 정략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의 검찰 수사는 정치보복과는 성격이 다르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등은 단순히 ‘개인 비리’의 차원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의 계속되는 수난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까지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형사처벌될 가능성도 제법 높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순 없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범죄의 경중에 따라 죗값을 치르는 게 마땅하다. 고통스럽더라도 이 길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은 길이다.
 
논리 vs 논리
전직 대통령 수사 “특혜도 불이익도 없어야” vs “정치적 고려 없이 죗값 물어야”
공통 주제의 의미
 
퇴임 5년만에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앞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퇴임 5년만에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앞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문을 읽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이 글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다음날인 15일자 사설을 비교 분석한 내용임을 밝혀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비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14일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이 전 대통령은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앞서 1월 17일 낸 성명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임하는 태도와 입장을 잘 읽을 수 있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중앙일보와 한겨레의 인식차는 분명하다. 중앙은 ‘참담한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검찰은 사법 원칙 존중해야’라는 사설 제목에서부터 읽히듯 표적 수사나 정치 보복이란 세간의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수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겨레는 ‘정치보복 말한 MB, 정치적 고려없이 단죄해야’로 제목을 달아 이 전 대통령이 각종 혐의를 부끄러워해야 할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보복론을 내세우는 것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강조한다.
 
문제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정권과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아 반년 이상 탈탈 털었다고 보는 국민이 적지 않다”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인식이 사회 일각에 퍼져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검찰은 그 어떤 사안을 대할 때보다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고 명확히 확인된 사실과 다툼의 소지가 있는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검찰이 종종 드러내 온 추정에 입각한 예단, 성과 과시를 위한 과대 포장같은 악습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겨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하면서도 단호한 처벌을 주장한다. 퇴임 5년이 지나 이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인과응보요 자업자득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월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지금은 정치보복 국면이 아니라 오랜 세월 제기된 숱한 의혹의 진실을 규명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중앙은 “검찰이 고소·고발이 있어 수사에 착수했을 뿐이며, 수사하다 보니 여러 가지 범죄 사실이 포착됐다고 주장해 왔다”는 점과 “그대로 덮기에는 혐의가 너무 중대하고, 법적 형평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는 점 역시 지적한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 보복이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한겨레는 일관되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를 주문한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이 전 대통령을 향해 “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혐의를 극구 부인하면서 교묘하게 정치보복론으로 방패막이 삼는 건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진실을 역사와 국민 앞에 털어놓아야 하며 “최소한 정치보복 운운하며 잔꾀를 부린다는 인상을 주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각차가 나온 배경
 
수사와 기소는 피의자를 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며, 그 자체가 단죄가 아니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이라는 것이 중앙의 입장이다. 죄의 유무는 법원에서 가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고, 논란이 돼 온 다스(DAS)와 도곡동 땅 실소유 문제도 자신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항변의 진위는 재판을 통해 가리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중앙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아서도 안 되지만 불이익이 있어서도 안 된다”면서 자칫 정치 보복이란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증거주의를 엄격히 따르면서 수사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래야 국민 대다수가 수긍하고 이것이 반복된 역사적 비극이 남겨준 교훈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 출석을 두고 “복수의 일념으로 전전 대통령의 개인비리를 집요하게 들춰내야만 했을까. 모든 정치 현안을 6.13 지방선거용으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 건 한심하다며 홍 대표야말로 모든 사안을 정략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검찰 수사는 정치보복과는 성격이 다르고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등은 단순히 개인 비라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없기 때문에 일체의 정치적 고려없이 범죄의 경중에 따라 죗 값을 치르는 것이 마땅하다는 점을 한겨레는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정치적 고려없는 사법 원칙에 따른 엄정한 수사를 두 신문 모두 강조하고 있지만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분명하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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