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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을 향해 달린다…형은 빨리, 동생은 멀리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 대들보로 꼽히는 동생 정재원(왼쪽)과 형 정재웅은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서 동반 메달을 꿈꾸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 대들보로 꼽히는 동생 정재원(왼쪽)과 형 정재웅은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서 동반 메달을 꿈꾸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재웅(19·한국체대)과 정재원(17·동북고). 어디선가 들은 이름. 그렇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들었던 이름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를 이끌 ‘골든 형제’다. 둘은 지난해 10월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고, 곧바로 지난달 겨울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다. 정재웅은 1000m에서 13위를 했고, 정재원은 이승훈(대한항공)·김민석(성남시청)과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땄다. 정재원은 특히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8위로 들어와 큰 박수를 받았다.
 
두 형제의 활약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지난 11일 끝난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로 이어졌다. 정재웅은 500m에서 한국 주니어 신기록(34초66)으로 금메달을 땄다. 정재원은 5000m에서 6분20초7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정재웅은 팀스프린트, 정재원은 팀추월에서 각각 금메달을 보태 나란히 2관왕이 됐다. 아직 10대인 형제는 벌써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을 지난 21일 서울 방이동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만났다. 형제는 “평창올림픽에서 기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정재웅은 “올림픽에서 1초 정도 기록을 단축했다. 세계 유명선수들과 같이 타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술이 좋아졌다”고 했다. 정재원은 “전엔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 생각했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정재웅 7살, 정재원 6살 때 빙판에 처음 올라섰다. 정재웅이 학교 현장실습으로 스케이팅을 접했고, 정재원은 형을 따라다니다가 1년 후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정재원은 “처음에는 둘 다 취미였다. 부모님이나 친척 중에 운동선수 출신이 없다. 엄마는 자전거도 못 탈 정도로 운동 신경이 둔하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정재웅(맨 왼쪽)과 정재원(왼쪽에서 두 번째). [연합뉴스]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정재웅(맨 왼쪽)과 정재원(왼쪽에서 두 번째). [연합뉴스]

입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재웅은 단거리(500·1000m), 정재원은 장거리(5000m)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똑같이 운동을 했는데 정재웅은 심장박동이 빨랐고, 정재원은 느렸다. 그 차이가 두 사람의 주 종목을 갈랐다. 정재원은 “심장박동이 느리면 심폐지구력이 좋다. 게다가 형은 스타트가 빠르고, 나는 느렸다”고 했다. 정재웅은 “동생과 장거리를 함께 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내가 장거리를 했으면 동생한테 밀려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둘은 성격도 각자의 종목과 딱 어울린다. 형은 추진력 있는 단호한 성격이다. 동생은 생각이 많은 신중한 성격이다. 정재원은 “엄마가 뭘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면, 나는 다양한 제품 중 뭘 사가야 하나 고민한다. 반면 형은 아무거나 집어 바로 계산한다”며 웃었다.
 
형제가 본격적으로 태극마크를 꿈꾸기 시작한 건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직후다. 당시 형은 11살, 동생은 9살이었다. 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시청했다. 정재웅을 사로잡은 건, 당시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딴 모태범(은퇴)이었다.
 
정재웅은 “대표팀에 들어와서 (모태범) 형을 처음 봤는데 엄청 떨렸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와 다르게 정재원의 심장은 1만m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을 보며 두근거렸다. 정재원은 “(이승훈) 형과 대표팀 룸메이트였다. 함께 지내며 자기관리 법을 세세히 배웠고 큰 도움이 됐다”며 “형이 올림픽 때 고생했다고 사이클도 사줬다”고 자랑했다.
빙속 형제 정재웅(오른쪽), 정재원 형제 인터뷰가 스타트 자세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빙속 형제 정재웅(오른쪽), 정재원 형제 인터뷰가 스타트 자세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는데 형제는 데면데면했다. 정재웅은 “다들 우리 사이가 어색하다고 하는데 우린 모르겠다. 일주일 내내 같이 훈련하다 보니 익숙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둘은 전화나 문자도 자주 하지 않는다. 그나마 문자도 초성으로 건성건성 한다. ‘ㅇㄷ? (어디?)’ ‘ㅇ(응)’ 이런 식이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애틋한 형제다. 정재원은 “형이 월드컵에 나가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홈페이지에 들어가 계속 ‘새로 고침’을 하면서 기록을 확인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정재웅은 “세계주니어 시상식 때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형제 스케이터로 명성을 얻으면서 팬이 급증했다. 두 사람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는 올림픽 전까지도 수백 명이었지만, 현재는 수만 명에 달한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정재웅은 “올림픽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 정도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다. 감사하다. 더 열심히 훈련해서 베이징올림픽 땐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재원은 “베이징올림픽에선 동반 메달을 가져오자”며 형의 어깨를 툭 쳤다.
 
‘빙속 형제’ 정재웅·정재원은
▶형 정재웅
생년월일: 1999년 6월 2일
체격: 키 1m74㎝·체중 60㎏
주 종목: 500m·1000m
경력: 2018 평창올림픽 1000m 13위, 
2018 세계주니어선수권 500m·팀스프린트 1위
 
▶동생 정재원
생년월일: 2001년 6월 21일
체격: 키 1m75㎝·체중 62㎏
주 종목: 5000m·팀추월
경력: 2018 평창올림픽 팀추월 2위, 
2018 세계주니어선수권 5000m·팀추월 1위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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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