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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철강 ‘안도’ 국산차 ‘속앓이’ 제약 ‘긴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합의안을 도출하자 철강업계는 안도하는 반면, 자동차업계는 끙끙 앓는 분위기다. 제약업계는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아 긴장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일단 미국이 철강 제품에 5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무역확장법 232조)에서 한국을 제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철강협회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서 한국이 빠진 건 미국이 한국을 주요 동맹국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한국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철강관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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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철강업계 피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미국 철강 수출 물량을 축소하는데 양국이 동의했기 때문이다. 한국 철강업계는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량의 74% 수준(268만t)만 올해 수출할 수 있다. 현대제철과 함께 국내 양대 대미 철강 수출기업인 포스코는 “미국법인·워싱턴사무소를 중심으로 정부·철강업계와 공조해서 개정된 철강 수출 한도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국산차 업계는 공식적인 평가는 자제하면서도 ‘매번 한미 FTA가 손질될 때마다 자동차 업계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며 볼멘 표정이다. 한국산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철폐 기간이 연장됐기 때문이다. 기존 협정에서는 2021년까지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25%)를 철폐하기로 한 조항이, 2041년으로 20년 미뤄졌다.
 
 
현대차가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콘셉트카.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콘셉트카.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싼타크루즈 픽업트럭(HCD-15)을 개발 중이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 2015년 콘셉트카(세도나 포토 사파리) 형식으로 픽업트럭을 선보인 바 있다. 쌍용차도 2020년까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지난해 연말 기자들에게 “한국의 자회사인 쌍용차와 함께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쌍용차 모두 “미국에 픽업트럭을 언제 어떻게 판매할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이번 FTA 개정으로 사실상 픽업트럭을 미국에 수출하는 길은 막혔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관계자 주장이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관세가 붙으면 국산차 제조사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번 반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잠재적 수출 시장을 잃었다”며 “한미 FTA 개정의 희생양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재개된 지 10년이 채 안 돼 광우병 사태 이전 수준으로 수입 규모가 빠르게 회복됐다. [중앙포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재개된 지 10년이 채 안 돼 광우병 사태 이전 수준으로 수입 규모가 빠르게 회복됐다. [중앙포토]

수입차 업계는 신이 났다. 미국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을 준수한 경우, 연간 2만5000대까지는 한국 기준도 준수한 것으로 간주했는데, 이 할당량이 두 배 (5만대)로 늘었기 때문이다. 캐딜락·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는 당연하고,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유럽·일본 자동차도 여기에 해당돼 들어올 수 있게 된다.
 
배기관·방향지시등·보행자보호 등 안전 규제와 소음규제 일부 항목은 한국이 미국보다 까다롭다. 때문에 그간 미국 정부는 한국 규제가 ‘일종의 비관세장벽’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브리핑에서 “모든 해외 제약사들에게 내국인(기업) 대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차별적인 면이 구체적으로 뭔지, 내국민 대우 위반인 내용이 뭔지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의 요구가 일정부분 수용되는 쪽으로 합의를 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화이자·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회사가 투입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은 한국 제약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며 “신약 가격·정부 인센티브 등에서 다국적 기업과 한국 기업을 동일하게 대우한다면 국내 제약업계는 경쟁력을 키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단체는 한미FTA 개정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자동차산업 등 일부 분야는 아쉽지만, 한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라고 평가했고,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도 “대미교역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평했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도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한미 FTA 개정 발효 이후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 15일부터 대미 형제협력사절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문희철·김도년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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