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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3자 도발로 미·중 전쟁 가능"…美·中전문가들의 경고

[단독]美 “제3자 도발로 미·중 전쟁 가능” vs. 中 “무역보다 대만·남중국해가 더 위험” 
미국과 중국이 양자 문제는 쉽게 풀 수 있지만 제3국의 도발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24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2018 중국발전포럼(CDF)’에서 1914년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프란츠 페르디난트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 사건을 예로 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엘리슨 교수는 지난해 과거 500년간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관계를 바탕으로 한 미·중 관계 연구서 『예정된 전쟁』을 펴냈다.
 

‘중국발전포럼’서 미·중 학자, 양국 관계 재정립 촉구
“투키디데스 함정 위험 수위…더 큰 위협은 테러·기후”
“중국 WTO 가입은 미국의 패착…전략적 경쟁 피해야”
‘닥터둠’ “中, 美 국채 팔지 않을 것…그림자은행 위험”
팀 쿡 “침착한 쪽이 승리” 中 “콩·차·항공기 반격해야”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 중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사회로 열린 ‘결정적 선택: 21세기 강대국 정치’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자칭궈 원장, 주청후(朱成虎) 국방대 교수,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 스티븐 올린스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위원장, 다웨이(達巍) 중국 국제관계학원 총장보. [사진=CDF 제공]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 중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사회로 열린 ‘결정적 선택: 21세기 강대국 정치’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자칭궈 원장, 주청후(朱成虎) 국방대 교수,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 스티븐 올린스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위원장, 다웨이(達巍) 중국 국제관계학원 총장보. [사진=CDF 제공]

이날부터 26일까지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CDF에는 미국과 중국의 정계·기업계·학계 명사들이 총출동해 지난주 발발한 미·중 무역 전쟁을 비롯한 양국 관계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 한 세션에서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미·중 충돌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 한 세션에서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미·중 충돌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엘리슨 교수의 ‘제3국 위험론’은 24일 오후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사회로 열린 ‘결정적 선택: 21세기 강대국 정치’ 세션에서 나왔다. 토론의 포문은 중국 측이 열었다. 
 
인민해방군 예비역 소장인 주청후(朱成虎) 국방대 교수는 “2차대전 후 미국 단극체제 성립 이후 세계는 여섯 차례의 국지 전쟁을 목격했다”며 “단극 세계질서는 불안정하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양극 세계가 출현할 수 있고 이것이 중국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최근 상황에서 볼 때 미·중 사이에 필요한 것은 양국 관계의 성질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라며 “도대체 협력 동반자인가, 아니면 경쟁 라이벌인가, 혹은 적인지 확정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중이 무역 전쟁을 벌일지는 중국 정부가 취할 보복 조치에 달렸다”면서 “무역마찰은 통제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대신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와 같은 중국의 핵심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위험한 동작을 취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주 교수는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중국이) 양보할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신중한 선택을 촉구했다.
 
이어 ‘투키디데스 함정’을 전문으로 연구한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연단에 올라 “전쟁이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중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엘리슨 교수는 “과거 500년 역사에서 신흥대국과 기존 대국의16차례 사례를 돌아보면 그 중 전쟁은 12번 발생했다”며 “문제는 전쟁이 불가피한가가 아니라 위험하다는 상황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양국 사이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해결이 쉽고 과장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제삼자의 도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차 대전의 도화선이 된 1914년 프란츠 페르디난트 오스트리아-헝가리 황태자 암살을 예로 제시했다. 엘리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처럼 역사를 배우고 이해한 사람이라면 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만일 전쟁이 발생한다면 역사의 철칙이어서가 아니라 두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잘못된 행동 때문”이라며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고 상상력을 발휘해 해결 방법을 찾는 등 두 나라가 더욱 민첩하게 적응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올린스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기존 대중국 정책이 실패했다며 더욱 비관적 전망을 했다. 올린스 위원장은 “현재 미국 백악관과 학계는 모두 ‘미·중 관계는 발전했지만, 우리의 대중국 정책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킨 건 미국의 ‘잘못’이었다 ”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건설적 개입(engagement)은 성공하지 못했다”면서도 “미·중은 아직 경제·외교적 라이벌이지만 전략적 라이벌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미·중 두 나라가 전략적 경쟁에 나선다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짜 위협, 미국과 중국 국민이 지금 직면한 위협은 테러리즘·기후변화·경제위기와 같은 공동의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중 두 나라 정부는 모두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하기를 원한다”며 “만일 두 나라가 전략적 대항의 길로 간다면 빈민구제, 인프라 건설, 교육, 테러리즘 방지에 자원을 투입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비록 미·중 관계가 현재 어려운 시점에 직면했지만 최종 결정은 두 나라 국민이 내릴 것”이라며 “미·중 두 나라 국민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역할을 발휘해 건설적인 관계를 회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다웨이(達巍) 중국 국제관계학원 총장보가 나서 미·중 양국 관계의 올바른 정립을 촉구했다. 다 총장보는 “과거 40년 동안 미·중 양국은 낡은 틀 안에서 공존해 왔다”며 “그동안 미국은 리딩 국가로서 수퍼파워일 뿐만 아니라 자유주의 질서의 리더였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약한 개발도상국으로 이러한 질서 밖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40년 동안 중국은 이 체제에 들어가길 희망했다”면서 “동시에 미국 역시 중국을 이 체계로 끌어들이길 원했고 지난 40년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년 옛 틀이 낡아지면서 두 나라 모두 새로운 틀을 찾기를 원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불안정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다 총장보는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틀로 중국에 ‘전략적 경쟁 라이벌’이란 칭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미국이 중국과 계속 경쟁하길 원한다면 중국은 다른 틀을 선택하기 어렵다”라며 “미국은 양자 관계에서 아직 실력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 총장보는 “경쟁은 일종의 수단이며 전략 목표를 실현하는 방법”이라며 “만일 미국이 중국의 경제정책, 공업정책, 지식재산권보호 등을 동의하지 않는다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미국의 태도는 이 수준을 넘어섰다”고 공격했다.
그는 “최근 미국 친구에게 미국의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을 바라는지 리스트를 달라고 물었지만 이번에는 리스트 없이 중국을 혼내주려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이는 위험한 추세로 미국이 선택한 길은 중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중국에 대한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 중 ‘다음 금융위기는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가’라는 세션에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비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중국의 그림자금융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 중 ‘다음 금융위기는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가’라는 세션에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비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중국의 그림자금융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넥스트 금융위기 발발 시점은
이날 ‘다음 금융위기는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가’라는 세션에는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비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루비니 교수는 “다음 금융위기는 과도한 공공채무와 지나치게 느슨한 화폐정책, 자산가격의 거품 등이 맞물려 촉발될 수 있다”며 “지정학에 따른 보호주의와 무역 충돌 역시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금융 디레버리징(부채축소) 과정에서 그림자 은행 문제에 주목해야한다 ”며 “중국이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그림자 은행이 급속해 팽창했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이 무역 전쟁 수단으로 미국의 국채를 처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의 미국 국채 덤핑은 자살 행위”라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같은 세션에 참가한 마틴 울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는 “만일 글로벌 이자율이 크게 오른다면 분명히 새로운 금융 충격이 일어날 것”이라며 “모자를 꽉 붙잡으라”고 경고했다.
 
24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한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장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중국의 강한 반격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24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한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장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중국의 강한 반격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24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24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막한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주최 연례 국제포럼인 ‘2018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CDF 제공]

◇중국 전 재무장관도 미·중 무역 전쟁 가세
지난해 중국 재정부장에서 물러난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장은 이날 포럼에 참석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격을 주문했다. 러우 이사장은 “상무부가 내놓은 반격 조치는 유약하다”며 “나라면 먼저 미국산 콩부터 공격하고 자동차, 항공기 순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개발포럼 공동의장을 맡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침착한 쪽이 승리할 것”이라며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쿡 CEO는 “내 믿음은 1 더하기 1은 3이라는 것이고, 미·중 양국은 협력해 파이를 크게 만들어야지 파이 한 조각을 놓고 다퉈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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