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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집 같았던 자민당 당대회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학원 스캔들에 ‘재팬 패싱’ 겹악재
아베 “책임 통감, 국민께 깊은 사과”
숙원사업 개헌은 끝에 3분만 언급

25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당 대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총재연설에서 2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아베 총리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 드리겠다”면서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 문서조작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아베 총리는 “행정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사태이며, 행정의 장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한다. 행정전반의 최종적인 책임은 내각총리인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당 대회는 1년 전과 사뭇 달랐다. 당시엔 아베의 ‘총재 3연임’이 가능하도록 당 규정을 고치는 등 이른바 ‘아베 1강(强)’을 강화했다. 하지만 1년만에 돌아온 당 대회는 각종 스캔들과 대북정책의 ‘재팬 패싱’ 논란까지 겹쳐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집권당 잔치여야 할 당 대회가 초상집 분위기에 가까웠다.
 
오전 10시 당 대회 시작과 함께 아베 총리의 영상이 당 대회장 스크린에 띄워졌다. 영상 속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를 압승으로 이끌고, 북한의 위협이라는 ‘국난’에서 “이 나라를 지켜내겠다”고 외친 성공적인 지도자로 그려졌다.
 
깜짝 게스트로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트 금메달리스트인 다카키 미호(高木美帆) 선수가 등장했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무대 옆 귀빈석에 앉은 아베 총리는 연설 내용을 혼자 중얼거리는 등 초조한 모습이 역력했다. 11시15분, 어두운 얼굴로 단상에 선 아베 총리는 “재무성 문서 조작을 둘러싸고 여러분들께 대단히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로 연설을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약 15분간 이어진 연설 대부분을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압승과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북 정책에서 일본이 소외되고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북한이 대화에 나온 것은 평가한다”면서도 “압력을 최대한까지 높이도록 일본이 국제사회를 리드해왔기 때문”이라고 자찬했다. 납치피해자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 기회에 납치문제를 전진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맹세한다”고 말했다.
 
정작 자신의 숙원 사업인 헌법 개정과 관련해선 연설의 마지막 약 3분정도를 할애하는데 그쳤다. 아베 총리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해 위헌 논란의 종지부를 찍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헌 추진 일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연내 개헌안 발의에 대한 강한 의욕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행사의 스포트라이트는 ‘포스트 아베’ 정치인들에게 쏟아졌다. 단연 돋보인 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의원이었다. 그에겐 20~30여명의 기자들이 달라붙었다. 고이즈미 의원은 재무성 문서 조작과 관련 “헤이세이(平成) 정치사에 남을 큰 사건이며,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헌법개정에 대해서도 “찬성의 기운이 높아지지 않으면 국민투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뢰 없이는 헌법 개정도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민당 관계자는 “아베 총리 연설 도중 야유 없이 무사히 치러져 다행이다”고 말했다. 당에서 판매하는 ‘아베 신조’ 이름이 새겨진 기념볼펜은 재고가 수북했다. 이날 당 대회장 주변을 비롯해 도쿄 도심 곳곳에서는 아베 내각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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