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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정신병원, 인터넷 생방송 도중 무슨 일이

‘곤지암’은 기동성 좋은 다양한 카메라를 활용, 스포츠 중계 하듯 현장감을 부각했다. [사진 쇼박스]

‘곤지암’은 기동성 좋은 다양한 카메라를 활용, 스포츠 중계 하듯 현장감을 부각했다. [사진 쇼박스]

최근 각광받는 인터넷 1인 방송 형식을 스크린 전면에 내세운 국산 공포영화가 온다. ‘체험형 공포’를 표방한 정범식 감독의 신작 ‘곤지암’(28일 개봉)이다. 오래전 폐업한 외딴 정신병원 건물로 공포 체험을 간 BJ 하준(위하준 분)과 여섯 멤버가 실시간으로 찍은 영상을 인터넷 방송 ‘호러 타임즈’에 생중계하는 이야기다.
 
스크린에 비치는 건 오직 극 중 온라인 중계되는 화면뿐. 체험단 멤버들이 병원 내부에 미리 설치해둔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와 컴퓨터 웹캠에 더해 저마다 몸에 부착하거나 손에 든 카메라 속 영상이 실시간 조회 수·댓글과 어우러진다. 제작진은 기동성 좋은 여섯 종류의 카메라 19대로 동시에 촬영을 진행해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듯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극 중 멤버들이 조회 수를 끌어올려 광고 수입으로 한몫 잡으려는 욕심에 각종 최첨단 장비를 동원했다는 설정이다. 특수 고안한 거치대를 통해 각 인물의 시점에 비친 풍경과 얼굴을 동시에 잡는가 하면, 180도 회전이 가능한 카메라 ‘오스모’나 공간을 구석구석 담지만 왜곡이 심해 괴기한 분위기를 부각하는 ‘VR 360도 캠’ 등을 적극 활용했다.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때론 현기증을 일으킬 듯 흔들리는 화면에선 날 것의 공포가 생생하다. 극 중에서 이 정신병원은 ‘1979년 환자가 집단 자살하고 병원장이 실종됐다’. ‘402호 병실을 열려고 한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 등 오싹한 괴담이 나도는 곳. 폐허가 된 병원 내부를 살피는 멤버들의 카메라에 헛것이 스치고, 화면 속 인물의 얼굴이 공포에 질릴 때마다 극 중 조회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배우들이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인 데다 영화의 90% 이상을 연기하며 직접 찍은 것도 사실감을 더한다. 스크린에 세로로 긴 휴대폰 화면만 뜨는 일도 있다. 실제 인터넷 방송을 극장 대형 화면으로 지켜보는 기분을 준다.
 
이 영화에선 한국 공포물의 단골 소재인 억울한 사연, 귀신보다 더 무서운 사회 현실 풍자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동연출한 ‘기담’(2007)을 비롯해 호러 장르를 주로 만들어온 정범식 감독이 의도한 대로다. 정 감독은 “호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공포영화가 부진했던 요인을 “외국보다 장르 문학 토양이 탄탄하지 않고, 소재 발굴이나 기법 연구가 부족해 식상한 작품을 양산한 탓”이라며 “인터넷 방송처럼 친근하고 재밌는 콘텐트로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싶었다. 놀이기구를 타듯 비명을 지르면서 신나게 즐겨 달라”고 주문했다.
 
아쉬운 것은 마지막 20여분이다. 본격적인 심령 장면들이 몰아치듯 나오는데 공간이 주는 오싹함이 분위기를 압도하는 중반부까지에 비해 몰입감이 다소 떨어진다. 놀이공원 귀신의 집처럼 깜짝 놀라게는 해도 공포감의 휘발성이 강하다. ‘기담’에서 ‘엄마 귀신’으로 등장했던 배우 박지아의 활약 역시 그 존재감이 전작만 못하다.
 
영화 제목처럼 경기도 곤지암에 정신병원 폐건물이 실제로 있는 점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정신병원은 20여 년 전 문을 닫았는데 사실과 관계없이 다양한 소문·괴담이 나돌며 1인 방송 창작자 등의 체험 명소가 된 곳이다. 유튜브에는 관련 영상만 수천 건에 달한다. 극 중 하준 일행이 귀신을 포착하겠다며 가져간 성수(聖水) 등은 실제 유튜브 체험 영상에 자주 나왔던 요소다. 2012년 미국 CNN이 일본 후지산 자살 숲 등과 함께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명소로 선정한 것도 화제를 더했다. 영화 촬영은 벽의 낙서까지 고스란히 재현한 세트를 지어 진행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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