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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자구안 거부 땐 금호타이어 상장폐지 될 수도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용선 회장은 지난 23일 노조 설득을 위해 광주공장을 찾았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는 해외 자본으로의 매각을 반대하며 거부했다. [광주=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용선 회장은 지난 23일 노조 설득을 위해 광주공장을 찾았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는 해외 자본으로의 매각을 반대하며 거부했다. [광주=연합뉴스]

금호타이어가 상장 13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소액주주 비중(2016년 말 47.6%)이 높은 주주 구성상 금호타이어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 일반 개인 주주들의 손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가총액 7600억원짜리(지난 23일 종가 기준) 회사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사측, 자구계획 30일까지 못 내면
회계법인서 감사의견 제시 거절
주식거래 막혀 M&A 안 되면 퇴출

노조 “국내 인수기업 있다” 주장
산은 “매각 안 될 경우 법정관리”

금호타이어의 상장폐지 여부는 회계감사인(한영회계법인)이 제시할 지난해 말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에 달려 있다. 회계 장부에 믿을 수 없는 내용이 많거나 부실이 누적돼 재기 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면, 감사인은 감사의견 제시를 거절(의견거절)하게 된다. 감사의견 거절은 주식시장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금호타이어의 감사의견은 주주총회 1주일 전인 지난 22일에 제시됐어야 했다. 그러나 노조의 반대로 회사의 자구안이 제출되지 않으면서 감사인은 다음 달 9일로 감사의견 제시를 미뤘다.
 
금호타이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로선 앞으로 회사를 계속해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할 자구안을 산업은행이 정한 시한(이달 30일) 안에 제시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감사인은 감사의견 제시를 거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감사의견 제시가 거절되면 당장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인수합병 성사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장폐지로 간다.
 
국내 타이어 3사 영업이익률 추이

국내 타이어 3사 영업이익률 추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법원 주도 기업회생절차)는 물론 상장폐지 여부도 노조가 키를 잡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다음 달 400억원, 올해 11월 300억원, 12월 500억원 등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순서대로 돌아오지만, 이를 갚을 여력은 없는 상태다.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한 탓에 중국계 타이어 제조사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유일한 자구안이지만, 노조는 ‘먹튀’를 이유로 해외 매각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대응 전략’이란 내부 검토 문건에서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보다는 법정관리 절차로 가는 것이 회사 존속을 위해 더 나은 방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조는 또 최근 ‘국내 건실한 기업’이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혀 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송강 금호타이어 노조 곡성지회장은 지난 24일 광주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매각 철회 범 시·도민대회’에 참석해 “(국내 기업의 인수 의향 타진 여부는) 지역 유력 정치인이 확인해줬다”며 “‘먹튀’가 뻔한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아닌 함께 살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 주장대로 ‘건실한 국내 기업’이 새로운 인수자로 나온다면 이 역시 법정관리·상장폐지 수순을 벗어날 수 있는 자구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이 같은 노조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 건실한 인수자가 있다는 노조 주장은 법정관리 수순으로 가기 전, 시간을 벌기 위한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업계 일각에선 금호타이어 노조가 거론한 국내 인수 후보군으로 현대자동차와 금호석유화학 등을 지목했지만, 해당 기업들은 모두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현재 중국 법인의 부실이 기업 전체로 연결되고 있어, 중국계 회사로 매각되는 것이 미래 사업 정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1년 3월15일 중국 관영방송 CCTV가 금호타이어 톈진 공장이 원가 절감을 위해 재활용 고무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내용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었다. 이후 ‘사드 보복’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들의 적자가 누적된 것이다. 지난 2016년 말 금호타이어 중국 자회사 4곳의 당기순손실만 404억원에 달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달 30일까지 노조가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거부할 경우 예정대로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차이용선 더블스타 회장과 노조 설득을 위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했지만, 노조 거부로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더블스타가 아니면 누구도 (금호타이어를) 못 살린다”며 “매각에 실패하더라도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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