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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보다 자동차 시장 내주는 게 한국에 유리 판단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은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한국이 자동차 관련 시장을 추가로 내준 모양새가 됐다. 미국이 대(對) 한국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꼽아온 자동차 분야 추가 개방을 위해 철강 관세라는 무기를 들이밀자 한국은 이를 사실상 수용했다.
 

한·미 FTA 개정 사실상 합의
미국, 철강 지렛대 삼아 강공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유지
“미국의 통상 압박 계속될 듯”

자동차는 애초부터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이 가장 공들일 분야로 꼽혔다. 이유가 있다. 한국의 대(對)미 흑자의 대부분이 자동차 분야에서 나와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 분야의 대미 흑자 규모는 129억6600만 달러다.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 달러)의 72.6%를 차지한다. 완성차에 자동차 부품까지 합친 흑자액은 지난해 177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전체 흑자액의 99.4%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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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한국이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한 건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분야의 비관세 장벽 역할을 했던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 문턱을 낮추는 일이다. 미국산 차는 연간 2만5000대까지 한국 안전 기준을 맞추지 않고 미국 기준만 맞춰도 한국에서 팔 수 있는데 미국은 이 물량을 늘려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했다.
 
두 번째는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픽업트럭(뚜껑 없는 적재함이 설치된 소형 트럭)에 대한 관세 철폐 일정을 늦추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산 트럭을 수입할 때 25%의 관세를 부과하는데 현행 한·미 FTA 규정에 따라 내년부터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해 2021년까지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결국 미국은 자동차 시장 개방 시기를 미루면서 한국 시장을 더 열라고 요구한 셈이다. 미국은 이를 자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의 철강 관세 부과와 연계했다. 미국은 한국을 일시 관세 면제국에 포함하긴 했지만 향후 ‘철강 쿼터(수입할당량)’를 지정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철강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모든 나라는 쿼터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뭔가를 얻으면 다른 것을 내줘야 하는 협상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미국 자동차가 국내에 더 들어와도 국내 자동차 산업의 피해가 철강 산업에 비해 크지 않을 거란 진단이 나온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내에 미국산 자동차가 더 들어와도 국내 업체보단 국내에 들어온 해외업체의 점유율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산의 점유율은 8.6%다. 독일(56.7%)은 물론, 영국(10.6%)보다 낮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된 유럽 차의 한국 진출 확대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픽업트럭의 경우도 당장 피해는 없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현재 미국에 픽업트럭을 수출하지 않고 있어서다. 고율 관세가 매겨지면 수출 차질이 불가피한 철강과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32억 달러 수준이다. 반면 국내 픽업트럭의 미국 진출 시기는 늦춰질 수밖에 없다.
 
한·미 통상 현안 중 가장 큰 이슈였던 FTA 개정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파고가 멈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에 대한 무역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 총구를 한국으로 돌릴지 알 수 없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무역 흑자 규모가 큰 한국은 언제든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수출을 주로 하는 한국은 앞으로도 미국과 여러 부문에서 통상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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