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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흉기 싣고 다녀도 ‘범행의도 입증’ 없으면 무죄”

회칼과 식칼 등을 차에 싣고 다니다가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휴대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중앙포토]

회칼과 식칼 등을 차에 싣고 다니다가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휴대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중앙포토]

회칼 등 흉기를 차에 싣고 다녔다 하더러도 ‘폭력행위처벌법’상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입증되지 않았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단순히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범죄에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흉기휴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모(2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흉기휴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라는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고씨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1ㆍ2심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해 6월 고씨는 차량에 회칼과 식칼을 싣고 시내를 돌아다닌 혐의(흉기휴대) 등으로 기소됐다. 고씨가 흉기를 싣고 다녔다는 것은 자신이 직접 경찰에게 회칼을 휘둘렀기 때문이었다. 고씨는 경남 진주시에서 후배가 운전하는 차량이 안전벨트 단속에 걸린 뒤 “눈 감아 달라”는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욕설하며 회칼로 위협해 기소됐다. 이로 인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추가됐다.
 
수사기관은 고씨가 범행 직전 시장에서 회칼 1자루와 식칼 1자루를 구입, 휴대하며 간호대학 근처 커피숍 등을 배회한 것으로 조사해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고씨의 흉기휴대가 죄로 성립하기 위해선 폭력행위처벌법의 범죄를 행할 의도가 먼저 입증돼야 한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제공 또는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대법원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법에 규정된 범죄에 쓰일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씨에게 법에 규정된 범죄를 실제로 범할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데도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1심은 “폭력 행위에 쓰일 우려가 있는 칼 2자루를 휴대했다”며 흉기휴대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2심도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고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년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흉기휴대 혐의를 무죄로 보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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