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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현의 통계엿보기] 실업률 통계 뒤흔드는 ‘공시족’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 규모는 전년 대비 10만4000명에 그쳤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10년 1월(1만 명 감소) 이후 8년 1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다. 문재인 대통령,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실업 문제를 ‘재난’이라고 표현할 만큼 고용 시장이 악화했다는 게 수치로도 증명됐다.
실업률 통계를 뒤흔들 만큼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있다. [뉴스1]

실업률 통계를 뒤흔들 만큼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있다. [뉴스1]

 
그런데 지난달 고용 관련 지표에서 ‘희망적인 ’수치가 있었다. 지난달 청년(15~29세)실업률은 9.8%를 기록했다. 물론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1년 전(12.3%)과 비교하면 2.5%포인트 개선됐다. 2월 기준으로는 2013년(9%) 이후 가장 양호한 수치다.
 
언뜻 ‘선방’으로 여길만하다. 그런데 자세히 뜯어보면 액면 그래도 받아들이긴 어렵다. 일시적인 요인이다. 대체로 2월 초에 있었던 공무원 시험 접수 기간이 올해는 2월 말로 미뤄진 영향이 컸다. 공무원 시험 접수 기간과 실업률은 어떤 상관이 있을까.
 
자세한 사정은 이렇다. 실업률 조사 대상 주간은 매달 15일이 포함된 1주(일요일∼토요일)다. 이 기간을 기준으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면서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실업자로 분류된다. 
2월 고용동향

2월 고용동향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지만 있다고 실업자가 되는 건 아니다. ‘실제 활동’이 있어야 한다. 공무원 원서 접수가 이런 실제 활동이다. 예년 같으면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이 2월 초에 원서를 접수한 게 2월 실업률에 반영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접수 기간이 미뤄지면서 2월 말에 내는 원서 접수 행위가 3월 실업률에 잡힌다. 대신 이들은 2월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통계에서 빠진다.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 등이 비경제활동인구 범주에 속한다.  
 
이렇게 되면 3월 청년실업률은 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2016년과 지난해의 경우 공시생들이 실업자에 포함된 2월의 청년 실업률이 직전 달인 1월에 비해 크게 치솟았다. 2016년 1월 청년 실업률은 9.5%였지만 2월에는 12.5%로 올랐다. 지난해의 청년 실업률은 1월이 8.6%, 2월이 12.3%였다.  
 
이렇게 청년실업률이 공무원 시험 원서 접수 기간에 따라 출렁이는 건 그만큼 공시생들이 많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16년 기준 공시생 규모를 25만7000명으로 집계했다.  
 
공시생이 이렇게 많다는 건 질 좋은 민간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으면 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은 자칫 청년 공시생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낭비를 가져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공시생 양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17조원을 넘는다고 집계했다. 
 
2016년 공시족 수(25만7000여 명)를 기준으로 이들이 취업해 경제활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연간 15조4441억 원의 생산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청년 가계소비지출액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 연간 6조3249억 원의 소비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었는데, 공시생들이 시험준비에 따른 비용만 지출해 이들의 소비 규모는 4조6260억에 그쳤다고 계산했다. 
 
즉 공시생 때문에 사라진 생산 효과 15조4441억원과 줄어든 소비 효과 1조6989억원(6조3249억원-4조6260억원)을 더한 17조1430억원이 공시족에 따른 손실 규모라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육, 노인 간호, 소방 등에 필요한 공무원은 늘려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공공부문에 지나치게 치중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만 커지는 만큼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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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