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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600억 달러 관세 폭탄 … 중 30억 달러 ‘저강도’ 보복

G2 ‘고래 싸움’ 어디까지
세계 경제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 단계에 들어섰다. 23일(한국시간) 두 나라가 상대를 직접 겨냥한 보복관세 계획을 발표했다. 미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콤 수석연구원은 최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두 나라가 서로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바로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쟁 시기가 아닌데 G2가 경제적으로 정면 충돌하기는 20세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공황 시기인 1930년대 보호무역주의가 극에 달했지만 당시 G2인 미국과 영국의 갈등은 아니었다. 주요 나라가 경제 블록을 만들어 수입을 가로막았다. 다자간 보호무역주의 시대였던 셈이다. 1980년대 초 당시 G2인 미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은 적은 있다. 이때도 두 나라가 정면으로 치고받진 않았다. 스티브 행크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교수는 “레이건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일본의 팔을 비틀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에 대들지 못했다. 자동차 대미 수출을 자율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굴복했다.
 
 
트럼프,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지금 중국은 80년대 일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돼지고기와 포도주 등에 보복관세를 최대 25%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보복관세 규모가 30억 달러 정도다. 트럼프가 준비 중인 최대 600억 달러짜리 관세 폭탄의 20분의 1 수준이다.  
 
수전 셔크 UC샌디에이고대 21세기중국센터 의장은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낮은 단계의 보복 조치”라고 말했다. 이른바 중국의 비대칭적인(asymmetric)인 반격이다. 셔크 교수는 “중국이 비대칭 보복을 하는 현 단계를 ‘저강도(low-intensive) 무역전쟁’으로 본다면 적절한 타협에 실패할 경우 다음 단계는 ‘고강도(high-intensive) 무역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G2가 고강도 무역전쟁에 나서지는 않을 듯하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관세 부과는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보호관세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가 중국을 향해 투하한 600억 달러짜리 관세폭탄에 대한 대응은 아니란 얘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중국이 미국의 구체적인 보호관세안이 마련될 때까지 대화하며 기다리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의 명에 따라 15일 안에 구체적으로 중국산 어느 품목에 관세 몇%씩을 매길지 결정한다. 보름 정도 협상 시간은 남아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최근 협상 패턴에 비춰볼 때 앞으로 미·중이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트럼프는 철강과 알루미늄 보호관세를 발표한 뒤 한국과 호주 등과 개별 협상을 벌여 관세를 면제해 주거나 유예해 줬다. 보호관세를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내놓을 양보 카드도 있다. 톰슨로이터는 이날 중국 전문가의 말을 빌려 “중국이 자본시장 자유화 카드를 내밀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악의 경우 성장률 미국 1%, 중국 4%
 
트럼프(左), 시진핑(右)

트럼프(左), 시진핑(右)

예상과는 달리 G2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셔크 교수는 “시진핑 등 베이징 리더들은 트럼프만큼이나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의 반격은 아주 빠르게 거세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선 중국은 트럼프가 부과하는 만큼 미국산에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다. 대칭적 보복관세 부과다. 또 미국산에 대한 안전과 위생점검을 강화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중국에 진출한 미국계 기업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선다. 장쥔 푸단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에 수출세를 매겨 미국 기업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CNBC 경제평론가인 짐 크래머 등 소수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의 미국 국채 투매 가능성을 제기했다. 올 1월 말 현재 중국이 쥔 미 국채는 1조1682억 달러어치에 이른다. 전체 발행잔고의 18% 남짓이다. 38%를 갖고 있는 연준(Fed)에 이어 2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이 미 국채 100억 달러어치를 처분했다”고 전했다. 이후 반격 카드의 하나로 중국의 국채 투매 가능성이 증폭됐다. 다만 장 교수는 “중국이 미 국채를 덤핑(투매)하는 단계까지 가기 전에 갈등을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요즘 서방 경제분석 회사들은 G2의 고강도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지를 분석한 보고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인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G2의 치고받기식 무역전쟁이 벌어질 경우 충격은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미·중 두 나라의 성장률을 떨어뜨리며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은 1% 선까지, 중국은 4% 선까지 낮아질 수 있다. 지난해 미 경제는 3.2%, 중국은 6.9% 정도 성장했다. 유로모니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미중뿐 아니라 주요국 경제가 무역전쟁발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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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