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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한 풍미, 촉촉한 흙냄새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의는 아직 모호하다. 포도 재배부터 와인 양조까지 전 과정에서 농약 등 화학물질을 전혀 혹은 거의 쓰지 않고 만들어진다고 알려진 정도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할 뿐, 양조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쓰기도 하며 만들어지는 유기농 와인과도 또 다르다.  
 
1990년대 즈음 프랑스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지만 당시엔 별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2009년 전후 코펜하겐의 ‘노마’ 등 북유럽의 유명 레스토랑들이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트렌디한 주종이 됐다. 국내에 소개된 것도 최근 2~3년 사이다.  
 
16일과 17일 서울과 전주에서 이 내추럴 와인 시음회가 열렸다. 유럽 와인 수입 에이전시인 비노필의 최영선 대표가 개최한 시음회 ‘살롱 오’와 디너 파티 ‘수아레 오’에는 알렉상드르 방(Alexandre Bain·프랑스), 구트 오가우(Gut Oggau·오스트리아사진) 같은 인기 내추럴 와인을 만든 생산자 19명이 함께 방한해 본인들이 만든 와인을 직접 설명했다. 소믈리에 출신 양조자인 앤더스 프레드릭 스틴은 “진솔하고(honest) 순수하다(pure)”고 말했다.  
 
양조시 생성될 수 있는 부산물을 일부러 다 걸러내지 않다 보니 좀 뿌옇기도 하고, 와인을 살균하는 이산화황을 쓰지 않다 보니 조금 더 산화된 풍미를 보이기도 한다. 와인 교육 기관 WSA 와인 아카데미 박수진 원장은 “일반적으로 기존 와인보다 새콤하며, 숲 속 느낌의 촉촉한 풍미나 흙 냄새 등 자연의 느낌이 많이 올라온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강렬한 한 방은 없어도 향과 맛을 음미할수록 새로운 것이 계속 발견되는 와인”이라며, “기존 와인이 너무 진하고 무겁다고 느낀 소비자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추럴 와인의 큰 틀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양조자 혼자 포도밭을 관리하고 와인을 만든다. 이들은 생활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아껴쓴다. 포도밭을 갈 때도 기계 대신 말을 사용한다. 와인 싣는 차량에 들어가는 기름과 컴퓨터용 전기를 쓰는 것에도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다. 개인의 개성이 십분 드러나게 되니, 레이블 또한 평범하지 않다. 눈길을 확 끄는 색깔·디자인·그림·사진 등으로 양조자의 개성을 표시한다. 소위 힙스터라 불리는 문화의 한 부분으로도 이해되기도 한다. 이같은 특징에 공감해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팬들도 있다.  
 
자연에 순응해 와인을 빚다 보니 기후 상태에 따라 매년 생산량이 천차만별이다. 양조장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연간 3만에서 6만병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내추럴 와인을 맛보려면 뱅베·다경·마이와인즈 등 내추럴 와인 전문 수입사들이 진행하는 시음회에 참석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보는 각 사의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스 메뉴를 내는 레스토랑 정식당·권숙수·밍글스·제로컴플렉스·라피네와 와인바인 루이쌍끄·라꺄브뒤꼬숑·쿠촐로 테라짜·오르조 등을 이용해도 좋다.  
 
유럽·미국·호주 등 다양한 내추럴 와인 산지에 있는, 내추럴 와인을 취급하는 레스토랑과 바에 대한 정보는 ‘Raisin’이라는 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의 몇몇 식당과 바도 해외에서 만들어진 이 앱에 등록돼 있다.  
 
글 이선민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summerlee@joongang.co.kr  
사진 알렉상드르 방·서스테인웍스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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