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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고등생각

주말에 TV 리모컨을 돌리다 Mnet의 ‘고등래퍼’를 보게 됐습니다. 고등학생들이 랩 배틀을 벌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며 살까, 호기심에 지켜보다가 푹 빠지고 말았죠.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털어놓는 생각들이 비수처럼 꽂혔기 때문입니다.  

 
“…생이란 이 얼마나 허무하고 아름다운가 / 왜 우린 우리 자체로 행복할 수 없는가 / 우린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 중인가 / 원해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울러주는 답 / 배우며 살아 비록 학교 뛰쳐나왔어도…”라고 읊는 김하온 군의 진지한 질문도 근사했거니와 이병재군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를 들으면서는 먹먹해졌습니다.  
“…엄마 아들은 자퇴생인데 / 옆방에 서울대 누나는 나를 보면 / 어떤 기분이신가요 / 동생이 못나 보이고 / 아들이 못나 보이고 / 어디서 / 얘기 꺼내기도 쪽팔리신가요 / (중략) / 끼니 한 번 때울 때 6천원이 넘어가는 게 / 겁이 날 때 제가 너무 싫어져요 / 아무렇지 않게 먹고 싶은 것만 / 삼시 세 끼 먹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  
 
하선호양의 랩 역시 돌직구더군요. “…/ 학교 집 학원 돌면 / 한 거 없이 해 지고 / 좀만 폰을 만져도 / 엄마한테 된통 깨지죠 / 꿈을 강요하면서 / 꿈꿀 시간을 주지않아 / 모두의 꿈이 / 책 속에 있다 믿는 거야 /….”  
 
고등학생들을 ‘시인’으로 만드는 사회. 2018년 대한민국입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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