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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선제공격 외친 볼턴이 돌아왔다

존 볼턴

존 볼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후임으로 존 볼턴(사진)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볼턴이 4월 9일부터 나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영원한 나의 친구로 남을 맥매스터의 봉사에 매우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맥매스터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코피 작전(제한적 선제타격) 검토’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런데 볼턴은 더 나아가 ‘선제공격 불가피’를 공개적으로 외쳐왔다. 북·미 정상회담 발표 이후에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북한이 결승선(핵으로 미 본토 타격)을 몇 미터 앞두고 왜 멈추겠느냐”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볼턴의 기용은 예상됐었다. 볼턴은 맥매스터에 비하면 ‘지략적 강경파’다. 그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출신으로 예일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 등 공화당 행정부에서 꾸준히 중용됐다. 외교·안보 관련 업무에는 2001~2005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관여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추진하는 대북 해상 차단의 기본 개념을 제공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마련에도 큰 역할을 했다.
 
2005년 8월부터 16개월간 유엔 주재 대사로 일하면서 직접 북핵 문제를 다뤘다.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주도한 것이 그다. 1718호는 본격 대북 제재의 효시 격이다. 외교 소식통은 “당시 결의 채택에 반발해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는데 볼턴 대사가 박 대사의 빈 의자를 향해 삿대질하며 ‘북한을 유엔에서 축출해야 한다’며 화를 참지 못했다. 그런 험악한 분위기는 안보리 역사상 다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그에 앞서 2003년 북핵 6자회담 때는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가 북한을 지옥이라고 칭하며 김정일에 대해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하자 북측이 “인간쓰레기에다 흡혈귀”라고 반발해 대표단에서 빠졌다.
 
공교롭게 노무현 정부 때와 겹친다. 한 당국자는 “볼턴은 대북 강경발언으로 노무현 정부를 골치 아프게 했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 주변이 잊었을 리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23일 볼턴의 기용에 대해 “환영한다”는 말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함께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긴밀한 협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볼턴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호흡’도 주목거리다. “볼턴 지명 소식을 들은 정 실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정 실장은 커리어 외교관 출신인 데 비해 볼턴은 거침없는 성격의 행동파에 가깝다. 소식통은 “볼턴은 계속 움직이며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카우보이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볼턴은 ‘강경파’란 평가를 의식한 듯 보좌관에 지명된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 발언은 다 지난 일이고,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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