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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에도 한국산 소비 미풍 … SNS 홍보 나서야

베트남 호찌민 현지 르포 
2015년 말 호찌민시 고밥에 문 연 이마트는 현장에서 김밥·떡볶이 등을 만들어 파는 K푸드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샀다. [김경빈 기자]

2015년 말 호찌민시 고밥에 문 연 이마트는 현장에서 김밥·떡볶이 등을 만들어 파는 K푸드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샀다. [김경빈 기자]

15일 호찌민 중심지인 1군에서 자동차로 20분 가량 달려가자 사이공강 옆으로 81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나타났다. 빈그룹이 뉴욕 센트럴파크를 본따 건설한 빈홈 센트럴파크다. 단지 안에 국제학교를 비롯해 수영장·레스토랑·마트 등을 갖추고 있었다. 이곳에서 10분가량 떨어진 2군으로 이동하자 8차선 도로를 따라 고급 주택 단지 건설이 한창이다. 인근의 띠엔언리얼 부동산 중개업체의 직원은 “요즘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방 2개 짜리 새 아파트는 4억원을 줘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경제가 발전하면서 소비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전체인구의 60%가 30세 이하 젊은층이다. 2000년 초반부터 베트남에선 ‘대장금’ ‘별은 내 가슴에’ ‘태양의 후예’ 등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호찌민의 커피숍이나 쇼핑몰에서 K팝을 들을 수 있었다. 박항서 신드롬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유통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은 기대보다 한류 효과가 크지 않다고 평했다. 호찌민에서 한국 식품수입업체 K마켓을 운영하는 이상윤 대표는 “한국 배우나 가수가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지만 한류 붐이 한국 제품이나 한식 문화 소비로 이어지는 건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호찌민 시내엔 경복궁 등 유명 한식집이 즐비하지만 손님은 한국 주재원이나 한국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베트남 기업에서 운영 중인 한국식 고깃집 킹비비큐(King BBQ)와 고기하우스(Gogi house)에 현지인이 몰려든다. 두 곳 모두 베트남 곳곳에 40여 개 체인점을 냈다.
 
 
베트남 업체의 한국식 고깃집만 북적
 
10년 넘게 중국과 베트남에서 화장품 유통 사업을 해 온 이주형 K브랜드 대표 역시 “유명 아이돌 가수의 화장품 TV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TV보다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주로 보고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리는 잘로(Zalo)에서 물건을 사고 판다는 것이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 2500억원 수준인데 아직까지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화장품 업체는 없다.
 
2015년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베트남과의 교역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477억달러, 수입 162억달러로 교역액은 639억달러에 달했다.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교역규모 4위로 올라섰다. 이는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제품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와 자본재(기계, 반제품)를 국내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베트남으로 수출한 품목은 중간재(76.2%)와 자본재(19.5%)가 전체의 95.7%를 차지했다. 반면 수출 품목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그쳤다. 현지화를 통해 한류를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트남 투자

베트남 투자

한국, 베트남 교역액 중·미·일 이어 4위
 
2015년 호찌민 고밥에 1호점을 낸 이마트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이달 14일 매장으로 들어서자 쇼핑을 하는 현지인들로 붐볐다.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요리하는 K푸드 코너였다. 응우옌티탄반(26)씨 “빅뱅을 좋아한 뒤로 한 달에 한 번씩 떡볶이랑 김밥을 먹으러 온다”고 들려줬다. 천병기 이마트 베트남 법인장은 “중국에서 27개 이마트를 철수한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5년 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베트남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음식을 구입한 뒤 바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은 현지 업체들도 잇따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한류가 한국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한류를 알릴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홍보영상 제작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찌민=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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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