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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공에 들어가는 돈, 인문·사회 계열의 2.8배

[SPECIAL REPORT] 대학 졸업장의 가치, 총비용으로 따져 보니
수도권 대학교 교직원 송덕익(52) 팀장이 지난달 납부한 큰아들의 대학 등록금은 250만원. 직장이 그나마 150만원을 내준다. 아들이 올해 고교를 졸업하고 막바로 서울대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 합격했다. 송 팀장은 “서울대 등록금이 얼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등록금 액수를 알고 나면 더 많이 부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서 통학이 가능한 거리에 대학이 있는 데다 국립대여서 등록금이 싸다는 점, 아들이 학원가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는 대학생을 둔 주변 사람들에 비해 한 학기에 수백만원을 번 셈이다.
 
2011년 이후 대학 등록금은 오르지 않았다. 역대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 덕분이다. 그렇다면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부담도 반값이 됐을까. 중앙SUNDAY가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대학 졸업장을 받기까지 드는 총비용을 구했다. 이를 통해 졸업장의 값어치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등록금만 따지면 서울 지역 소재 사립대 등록금 평균이 787만2700원(2016년 기준)으로 가장 비싸다. 이 역시 물가변동률을 빼면 거의 2001년 등록금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 생활비(교재비·교통비·사교육비·월세 등 주거비)와 재학 기간을 합해 총비용을 구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대학을 재학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광역시 기준으로 인천 소재 사립대 대학생(월세 거주자)이 7716만원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서울 지역 소재 사립대 대학생(월세 거주자)의 재학 중 총비용이 7652만원이다. 가장 낮은 것은 울산 소재 국립대 재학생(자기 집 거주)의 총비용(1602만원)이다. 어떤 대학을 어디서 어떻게 다니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다.
 
전공별로도 다르다. 의학 전공자의 대학 재학 총비용은 7991만원(월세 거주자)으로 가장 많고, 인문·사회 전공자의 총비용은 3259만원(자기 집 거주)으로 가장 낮았다. 의학이 인문사회의 2.8배다. 대학이 지속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하더라도 대학생이 취업이 안 돼 재학 기간이 늘어나면 그 부담은 줄지 않는다. 서울 소재 사립대생이 입학부터 졸업까지 평균 63개월 대학을 다닌다. 유학생이라고 하면 월세 부담이 학생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고스란히 옮겨 간다. 한국장학재단이 대졸자 4152명을 대상으로 등록금 조달 방법을 조사한 결과 부모 또는 가족에 의존한다는 비중이 40.1%로 가장 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중소기업 상무이사 이모(58)씨는 경기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한 딸(31)이 올해 초등교사로 발령나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딸이 2007년 서울 소재 사립대 전자공학과에 합격해 이곳을 졸업하고 다시 수능을 쳐 수도권 소재 교육대에 들어갔다. 교대 4학년 때인 2017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2018년 2월 졸업할 때까지 10년이 걸렸다. 이씨는 딸이 공대생일 땐 연 1000만원의 등록금을, 교대생일 땐 연 300만원을 부담했다. 직장이 이 금액의 절반(1학기)를 내줬다. 이씨는 “딸이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원하는 전공을 찾고 원하던 교사가 돼 부모로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사는 만 62세까지 다닐 수 있어 지금부터 31년 근무할 수 있고 연금도 뒤따른다. 투입(대학 재학 중 총비용)은 컸지만 향후 기대수익 등이 낮지 않다.
 
이처럼 연봉 수준이 높은 곳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또는 교사처럼 향후 연금소득도 기대할 수 있다면 투입 대비 산출이 높은 셈이어서 비용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것이다. 5급 행정고시(일반직)를 준비하는 황모(25·여)씨도 그런 경우다. 서울시내 사립대 정외과에 2011년 입학해 2017년 2월 졸업 후 신림동 고시촌에서 살며 수험생활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선박 사업을 하는 부모가 학원비(1년 기준 600만원)와 월세(50만원)·용돈(월 50만원, 통신료 포함)을 지원한다. 황씨는 “아버지는 내후년까지 두 번만 더 해보라고 하신다”며 “집에 여유가 있어 다행이지만 한 달에 150만원씩 지원해 주시는 게 눈치 보여 하루 10시간씩 공부한다”고 말했다.
 
대졸자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대학 선택에 있어 투입 대비 산출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홍주 한국장학재단 장학정책연구소 소장은 “국가장학금 혜택이 늘면서 가계소득에서 학자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하지만 취업이 제대로 안 돼 대학 재학 기간이 늘어나면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부모나 대학생 모두 자신이 갚아야 하는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대학에 투자하는 돈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준·이유정 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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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