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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비밀TF 구성해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 도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건설될 노선도. [사진 강원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건설될 노선도. [사진 강원도]

환경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에 비밀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면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정책 제도개선 위원회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과 저탄소협력금제도, 환경영향평가제도 등 3가지 주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도개선위는 지난 9년 동안 환경부의 폐단을 조사·진단하고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총 20명의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제도개선위는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그동안 부정하게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5년 환경부가 별도의 비밀 TF를 구성ㆍ운영하면서 케이블카 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TF를 주도한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자료인 민간전문위원회의 종합검토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TF는 사업자인 양양군과 현장조사 계획을 사전에 의논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은 앞서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두 차례 사업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세 번째 도전 끝에 2015년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김호철 제도개선위원장은 “민간전문위원회는 국립공원위원회가 올바르고 심도 있는 심의를 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조사와 검토를 하는 조직이지만, 환경부의 비밀 TF가 이를 주도함으로써 사실상 셀프 심의를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부실한 검토보고서가 제공됐고, 케이블카 사업이 승인 처분되는 것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제도개선위는 “환경부가 2015년 국회에 서면 답변에서 “민간전문위원회에서 환경부로 제출한 종합검토보고서 원본을 수정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나, 국회에 위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케이블카 사업 전면 재검토해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광화문 광장 횡단보도 사이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광화문 광장 횡단보도 사이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날 제도개선위가 공개한 ‘국립공원 삭도 TF 구성ㆍ운영 계획’에 따르면, TF는 2015년 4월 30일부터 공원위원회가 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허가로 의결한 8월 말까지 운영됐다. 총괄팀과 종합검토팀, 공청회 준비팀 등 총 3팀으로 구성됐으며 검토보고서 작성과 방향 설정, 언론 대응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박용신 제도개선위 제1 소위원장은 “환경부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TF 구성과 관련해 문서를 보낼 때도 비공개로 해줄 것을 요청했고, TF가 활동한 기록도 정부 시스템상에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TF가 비밀리에 활동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TF에 참가했던 한 환경부 관계자는 “TF가 구성돼 공원위원회에 검토보고서를 올리기 위한 행정적 지원을 했지만, 케이블카 사업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환경부 관계자도 “해당 TF는 앞서 케이블카 사업이 두 차례 공원위원회에서 부결됐을 때도 운영됐고, 2015년에도 마찬가지로 공원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구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천연기념물인 설악산의 남설악 지역(오색~끝청)에 3.5㎞의 케이블카를 587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사업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제도개선위는 부정하게 추진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환경부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청해올 경우 부동의 처리할 것을 권고했다. 박 소위원장은 “정부는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 양양군과 함께 대안 개발 사업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개선위는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할 것을 환경부에 요구했다. 김호철 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시민 참여가 매우 제한적이며 환경 가치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아 국토환경을 훼손하고 국민 환경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개선위는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량을 근거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저탄소차협력금제도’에 대해선 “시행 3개월을 앞둔 2014년 9월에 시행시기를 2020년 이후로 연기하고, 관련법 개정 및 하위법령 제정이 이뤄지지 않은 헌정사상 초유의 입법 부작위 상태를 확인했다”며 현 상황에 맞도록 제도를 정상화할 것을 권고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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