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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이 밥 먹여주더냐 … 대학 진학률 8년 새 78% → 69%

이민우(21)씨는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다. 특성화고에 진학한 이유다. 디지털 콘텐트를 전공한 그는 2년 전 졸업하자마자 클라우드 솔루션 분야 신규 기업인 ‘베스핀글로벌’에 입사했다. 입사 후 6개월간의 사내 교육을 받고 ‘주니어 엔지니어’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연봉도 30% 정도 올랐다.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보다 최소한 4년 먼저 사회에 기반을 다져 둔 셈이다.
 
이씨처럼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고졸 인력이 점점 늘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의 지난해 고등교육기관 진학률(등록자 기준)은 68.9%로 전년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고등교육기관은 일반대학·교육대학·산업대학·전문대학 등 각종 대학을 통칭하는 용어다. 올해만 이례적으로 하락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치솟던 대학 진학률은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980년대만 해도 대학생은 희소가치가 높았다. 80년 대학 진학률(합격자 기준)은 27.2%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학을 나와야 사람대접을 받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학 진학률은 치솟기 시작했다. 2010년까지 사용했던 ‘대학 합격자’ 기준으로 따지면 85년 36.4%, 90년 33.2%, 95년 51.4%, 2000년 68%, 2005년 82.1%에 이어 2008년 83.8%로 정점을 찍었다.
 
2011년 이후 사용하는 ‘대학 등록자’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에는 2009년 진학률이 77.8%로 가장 높다. 어떤 기준을 쓰든 한 해 고교 졸업자 10명 중 무려 8명 정도가 대학에 진학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후 등록자 기준 진학률은 2010년 75.4%, 2012년 71.3%, 2014년 70.9%, 2016년 69.8% 등 계속 낮아지고 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 졸업이 삶의 경로에서 취업이나 안정적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대학 졸업과 취업 간의 상관관계는 옅어진 상태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기 진입으로 대졸자가 선호하는 대기업 등의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대졸 취업률은 2010년대 들어 계속 67~68% 구간을 맴돌고 있다.
 
반면 직업계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지난해 50.6%로 2000년(51.4%)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2009년 16.7%를 바닥으로 8년 연속 상승세다. 직업계 고교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반(옛 종합고 전문반)을 뜻한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2010년 이후 전 세계적인 정보화 혁명으로 고졸 인력이 많이 취업하는 서비스직과 판매직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고졸 취업 사정이 개선됐다. 하지만 대졸자의 일자리로 인식되는 경영·금융·기술 부문의 전문직과 준전문직 자리는 크게 늘어나지 않아 대졸 취업난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석호 교수는 “과도하게 높았던 대학 진학률 때문에 노동력 공급의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발생했던 만큼 진학률 하락은 기능적 노동력 배분에 있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게 추세로 자리 잡으려면 양질의 고졸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고졸과 대졸 인력 간 임금 격차도 줄어야 한다”며 “이번에 발표된 청년 일자리 대책에 고졸 인력에 대한 대책이 빠졌는데 학벌에 의한 차별을 방지할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 보완책들이 추가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 삶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는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과 소비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율은 각각 13.3%와 15.4%로, 2년 전보다 각각 1.9%포인트와 1.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가구 평균 자산이 3억8200만원으로 전년보다 1500만원 증가한 데 반해 가구 평균 부채는 7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웰빙’에 대한 주관적 인식도 개선됐다. 삶에 대한 만족도(6.0점)와 행복감(6.5점)은 2016년보다 각각 0.1점씩 높아졌고, 걱정 및 근심(3.9점)과 우울감(3.2점)에 대한 인식은 각각 0.2점과 0.1점씩 낮아졌다.
 
소득·소비 만족도 좋아지고 음주·흡연율 높아져
 
지난해 근로여건 만족도도 2년 전보다 ‘하는 일’(30.8→35.2%), ‘임금’(16.4→18.8%), ‘근무환경’(27.4→30.5%), ‘근로시간’(24.3→28.0%) 등 대부분 영역에서 높아졌다. 2016년 기준 지표인 중·고·대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49.7→52.3%), 주거환경 만족도(79.9→83.9%), 가족 관계 만족도(55.2→56.5%)도 각각 2년 전보다 상승했다.
 
지표가 나빠진 분야도 많았다. 2017년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2005년(1.08명) 이후 최저치였고 총 출생아 수는 35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9000명(11.9%)이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707만6000명, 13.8%)가 0~14세 유소년 인구(675만1000명, 13.1%)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2016년 기준으로 비만 유병률(34.1→35.5%), 음주율(12.7→13.2%), 흡연율(21.6→22.6%)도 전년보다 나빠졌다.
 
세종=박진석·심새롬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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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