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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내 구속으로, 함께 일한 사람·가족 고통 덜었으면”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논현동 사저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에 전날 자필로 쓴 입장문을 전했다. 미리 구속을 예견한 듯했다.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도 같은 글을 올렸다.
 

미리 써놓은 자필 입장문 SNS 올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
서울동부구치소 12㎡ 독방에 수감
김영우 “검찰, 또다른 적폐 만든 날”

이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대통령이 돼 ‘정말 잘 해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개인적 고뇌도 털어놨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내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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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전날 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이 발부한 구인장을 검찰이 반환하면서 영장심사 대상인 피의자로선 이례적으로 자택에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게 됐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경찰은 오전부터 골목길 200m가량을 통제했지만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하는 일부 시위대와 취재진만 북적거렸다.
 
이재오 전 의원이 23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재오 전 의원이 23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동관 전 홍보수석(위부터)이 23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동관 전 홍보수석(위부터)이 23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는 1995년 11월 노태우, 그해 12월 전두환,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영어의 몸이 됐다. 검찰은 영장심사에 앞서 총 157권, 8만 페이지 분량의 추가 의견서와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시간 넘게 검찰과 변호인단이 제출한 서면 기록 등을 샅샅이 검토한뒤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 수수 및 350억원대 배임·횡령 등 18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영장심사를 이틀 앞서 일찌감치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검찰의 ‘짜맞추기’식 정치 보복 수사에 대한 소극적 항거의 의미로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공한 세단 차량으로 약 10㎞ 거리에 있는 서울 문정동 동부구치소로 이동해 수감됐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거쳐 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와는 달리 지난해 6월 완공된 ‘신축’ 수감시설이다. 이 전 대통령이 쓰게 될 독방은 12㎡(약 3.2평) 규모로 알려졌다. 현재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순실씨 등이 동부구치소 독방에 수감돼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 측에서 "전직 대통령 2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경우 내부 경호 문제 등에서 부담이 적지 않고 이 전 대통령의 공범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라서 다른 구치소에 수감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영장이 발부된 뒤 "그저 삼가고 또 삼가겠습니다. 스스로에게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겠다는 다짐을 깊게 새깁니다”는 논평을 냈다.
 
◆친이계 집결…"정치보복이다”=이 전 대통령의 구속 결정을 코앞에 둔 22일 오후 옛 ‘친이계’ 인사들이 서울 논현동 자택으로 속속 집결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이자 대법관 출신인 김황식 전 총리,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후 5시쯤 도착해 약 50분간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 오후 7시를 넘기면서 ‘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과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차례로 자택에 들어섰다. 권성동·장제원·김영우 등 자유한국당 소속 현직 의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15일 검찰에서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오는 이 전 대통령을 마중 나왔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오후 10시쯤 도착했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후 10시30분쯤 사저 앞에 나와 "이번 수사는 명백한 정치 보복, 정치 활극이다”며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검찰이 또 하나의 적폐를 만든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문 전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입장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입장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 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 중 세계 대공황 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3.21 새벽 이명박
 
김영민·정진우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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