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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 21년 만의 컴백, 신화의 20돌 잔치 “오빠를 부탁해”

21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쇼케이스를 연 솔리드는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고, 환영해줘서 감사하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정재윤, 김조한, 이준. [연합뉴스]

21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쇼케이스를 연 솔리드는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고, 환영해줘서 감사하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정재윤, 김조한, 이준. [연합뉴스]

오빠들이 돌아왔다. 사실 오빠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지는 좀 됐다. 2012년 tvN에서 시작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2014년 MBC ‘무한도전’이 선보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는 기억 속에 잠들어있던 숱한 오빠들의 이름을 소환했다. 덕분에 터보·지누션·젝스키스·H.O.T. 등 공백기를 가졌던 90년대 가수들이 대거 컴백했고, ‘토토가’에서 못다 부른 이름을 스튜디오로 불러낸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시청자들의 꾸준한 요청에 힘입어 지난 1월 시즌2로 돌아왔다. SBS ‘불타는 청춘’처럼 구본승·강수지 등 그때 그 사람들이 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까지 생겨났으니 그야말로 90년대 복고가 일상화된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온 오빠들은 좀 다르다. 1993년 데뷔해 4년 동안 4장의 앨범으로 4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솔리드가 21일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를 발매했다. 이날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조한은 “그동안 (컴백을 위한) 방송 섭외도 많이 있었지만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새로운 음악으로 먼저 인사하고 싶은 생각이 제일 컸다”고 말했다. 21년 만에 컴백하면서도 방송의 힘을 빌리는 대신 새 음반을 내고 5월 19~20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 온 자신감도 한몫했다. 이준은 미국으로 돌아가 부동산 사업에 매진했지만, 정재윤과 김조한은 각각 프로듀서와 가수로서 음악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중국·대만 등을 오가며 음악을 만들어온 정재윤은 “당시에도 한국에서 R&B가 되겠느냐는 우려가 컸는데 결국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퓨처 기반에 레트로를 섞은 신곡 역시 “과거를 되돌아보기보다는 앞을 향해 나아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보인 ‘천생연분’ 리믹스 무대에서도 이들은 녹슬지 않은 소울을 보여줬다. 김조한은 “활동하지 않는 동안 알아서 뜬 곡이라 2018년의 느낌으로 재해석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금 ‘쇼미더머니’에 나가도 자신 있다”는 이준은 특유의 저음 랩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DJ 이닉의 비트까지 어우러져 한층 세련된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솔리드는 90년대 데뷔한 뮤지션이지만 그때보다 지금 더 인기를 얻고 있는 어반R&B를 하는 그룹이다. 단순히 추억을 건드리는 것을 넘어 대중에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사실 이들에게는 해체의 개념조차 모호했다. 미국 LA의 교회 성가대에서 만나 어릴 적부터 함께 노래하고 음악을 만들던 친구 사이였기 때문이다. 1995년 2집 타이틀곡 ‘이 밤의 끝을 잡고’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1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2년 만에 재발매하는 등 진작에 ‘역주행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이준은 “대학은 졸업해야 한다는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렇게 오래 쉬게 될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다. 계속 왕래를 이어온 만큼 재결합이랄 것도 따로 없었지만 2016년 태국에서 친구 결혼식의 들러리로 선 것이 계기가 됐다. “셋이 같은 옷을 입고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이 ‘와 솔리드다!’ 하더라고요. 축가로 ‘천생연분’을 부르는데 무대도 너무 재밌고. 다시 해보자 싶었죠.”(김조한)
 
오는 24~25일 20주년 기념 팬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신화. [사진 신화컴퍼니]

오는 24~25일 20주년 기념 팬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신화. [사진 신화컴퍼니]

올해로 20년째 현역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는 신화도 마찬가지다. 통상 표준계약서에 따라 7년이면 해체 수순을 밟는 아이돌 그룹과 달리 신화는 스스로 새 길을 개척한 경우다. 1998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6인조 댄스그룹으로 데뷔한 신화는 2003년 함께 일하던 스태프들과 함께 굿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단 한 명의 멤버 교체나 탈퇴 없이 전원이 함께 움직인 것이다. 이후 군 복무로 인해 개인 소속사가 생기긴 했지만 2011년 신화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신화로서의 활동은 스스로 관리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다.
 
2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돼 있다. 데뷔날짜에 맞춰 24~2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팬파티에서 2018년 버전 ‘올 유어 드림(All your dreams)’을 공개한다. 2000년 드라마 형식의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았던 자신들의 뮤직비디오를 18년 만에 리메이크하는 것이다. 당시 출연했던 밀크 김보미와 블랙비트 장진영도 다시 호흡을 맞췄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새 앨범을 내 온 만큼, 스페셜 앨범과 ‘신화방송’을 잇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학습효과도 있다. 연기자·예능인 등으로 따로 또 같이 활동하고, 제대 후에도 굳건한 팬덤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빅뱅 등 그룹을 유지한 상태에서 입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한 장르가 20년 이상 명맥이 끊기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것은 K팝으로 대변되는 아이돌 음악이 처음”이라며 “K팝 시장이 커지면서 태동기 음악이나 이들이 남긴 유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쏟아져 나오는 가수 중 일회성 컴백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분석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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