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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정부검사 회식 자리엔 성추행 감시자 2명 있다

검찰 내 잇단 성범죄의 원인이 '과도한 음주'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검찰이 조직 내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회식 자리에 '감시인'을 지정하는 이른바 '피스 키퍼(Peace Keeper)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피스 키퍼'는 통상 국제 분쟁지역에 투입된 평화유지군을 말한다.  
 

의정부지검, 회식 문화 개선 방안 자구책
안전 책임자, '피스 키퍼' 도입 시행
"경각심 고취 차원에서 긍정적"
“검사들,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

이 제도가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서 일시에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의정부지방검찰청(지검장 김회재 검사장)에서 내부 회의를 거쳐 마련한 자구책이다. 이 검찰청 산하 고양지청에서는 최근 현직 부장검사가 성추행 혐의로 긴급체포 돼 구속됐다. 의정부지검 관계자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회식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한 끝에 피스 키퍼 제도를 20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정부지검이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구성원들에게 20일 배포한 자료에는 이 제도의 시행 배경과 관련해 "건전한 회식 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회식 시 불거지는 조직 구성원 간 불필요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혀있다.

 
의정부지검은 공식 회식 때 한 명의 회식 책임자와 두 명의 안전 책임자를 두기로 했다. 회식 책임자는 술자리 주재자로 지정되며, 회식 전 부과장(또는 차장검사, 사무국장)에게 사전, 사후 보고를 해야 한다. 회식 책임자는 참석자 중에서 남, 여 각각 1명씩을 안전 책임자로 선정해 술자리에서의 주취 상황을 모니터링하도록 한다. 이들 안전 책임자가 '피스 키퍼'다. 회식 도중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성적 농담과 신체 접촉 등을 포착해 보고하거나 사전에 방지토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만약 회식 도중 이같은 가해, 피해 상황을 인지한다면 지체 없이 주의 또는 경고 조치를 한 뒤 회식 책임자에게 보고해야 한다.
 
"회식은 1차로, 10시 전 종료" 지침도 
의정부지검에서의 회식은 앞으로 '피스 키퍼'를 소개하면서 시작해야 한다. '피스 키퍼' 제도의 4항이 '안전 책임자를 소개한 후 회식 지침을 공지하라'고 규정해서다. 
 
회식 지침은 3가지 사안으로 구성됐다. ①음주 후 '블랙 아웃' 증상이 있거나 주사가 있는 경우 과도한 음주를 지양할 것 ②만취한 사람이 생길 경우 안전책임자에게 알릴 것 ③회식 시간은 원칙적으로 1차에 한해 밤 10시 전에 종료할 것 등이다.  
 
이같은 이례적인 제도 시행에 대해 검찰 안팎의 의견은 분분하다. 의정부지검의 한 검사는 “피스 키퍼는 회식자리가 조금 불편해지더라도 모두가 조심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높인다는 차원에선 의미있는 제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 지청의 한 부장급 검사는 "최근의 미투 현상에 공감을 하고 있지만 검찰 구성원 모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제도라도 시행해 흐트러진 조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하는 게 지금 검찰이 직면한 현실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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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검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식자리에만 적용되고 개인 간의 사적인 자리에까지 피스 키퍼 제도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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