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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힘든 세상, 빤한 로맨틱 코미디는 가라

KBS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

KBS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

KBS2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가 20일 초라한 성적표로 종영했다. 인기 아이돌 ‘하이라이트’의 윤두준과 아역 시절부터 안정된 연기력을 다진 김소현이 주인공으로 나서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다. 첫 회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흥행 가능성을 보였으나 결국 반 토막에 가까운 3.1%로 끝마쳤다. 시청률이 모든 걸 말해주진 않지만 ‘라디오 로맨스’의 초라한 성적은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뻔한 로맨틱 코미디는 더이상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톱스타와 방송작가의 사랑 다룬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등 참패
신데렐라식 이야기 더는 안 통해

‘라디오 로맨스’는 톱스타(윤두준 분)와 그를 라디오 DJ로 앉힌 작가(김소현 분)의 밀고 당기는 사랑 얘기다. 연기력은 물론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가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 갖췄다. 둘 사이에 끼어든 PD와의 삼각관계, 잘나가는 부모의 훼방, 결국 위기 극복과 화해. 여기에 가끔 등장하는 라디오 사연자와의 에피소드는 ‘라디오 로맨스’를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따뜻한 로코로 만들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드라마에 담긴 요소들은 로코의 클리셰로 작용했고, ‘다른 걸 포기하고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에 답을 주지 못했다. 라디오 작가와 톱스타를 떠올렸을 때 상상 가능한 범위에서 로맨스가 이뤄졌다. 둘만의 ‘꽁냥꽁냥’으로 전형성을 돌파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는 MBC ‘위대한 유혹자’.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는 MBC ‘위대한 유혹자’.

시청률 3% 내외인 MBC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드라마는 방송사가 한 해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1년 농사’ 장르로도 불린다. 지난해 11월까지 이어졌던 MBC 파업이 영향을 미쳤을 순 있다. 그렇다 쳐도 어설픈 연기와 설득력 없는 전개 등은 드라마 완성도를 너무나 떨어뜨리고 있다. 이야기 자체도 현실감이 없다. 훤칠한 외모로 모든 여성을 유혹할 수 있는 대기업그룹 종손 권시현(우도환 분)은 라면 끓이는 법도 몰라 은태희(박수영 분)에게 전화해 묻고, 드라마는 그걸 또 로맨틱하게 그린다. 나 하나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이들에게 몰입할 이가 몇이나 있을까. 공희정 TV평론가는 “이야기의 공감력이 떨어지고, TV의 주 시청층인 중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년의 사랑을 설득력 있게 담은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중년의 사랑을 설득력 있게 담은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최근 시청률 10% 넘나드는 SBS 월화극 ‘키스 먼저 할까요?’는 다르다. ‘솔직한 중년 멜로가 풋풋한 청춘 멜로를 눌렀다’고만 볼 일은 아니다. 배우들의 무게감도 한몫했지만 드라마에 담긴 중년의 허전함은 현실감을 더한다. 자신처럼 병들어 죽어가는 강아지와 넓은 집에 홀로 사는 손무한(감우성 분)과 침대 위에서 “가릴 게 많은 나이”라는 안순진(김선아 분)의 사랑은 어색하고 서툴러도 설득력이 있다.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랄까.
 
지난해 방영된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최고시청률 13.8%)도 마찬가지다. 청춘의 사랑을 그렸으되 그 기저에는 스펙이 없어 ‘쌈마이’ 취급당하는 청년 세대의 일상적 아픔을 두루 담았다. “개뿔도 모르는 이력서 나부랭이가 꼭 내 모든 시간을 아는 척하는 것 같아서 분해서 짜증 난다”, “신데렐라 계집애는 이젠 드라마에서도 안 먹혀요. 진짜 현실에서는요, 지 인생 피 터지게 사는 자수성가 또라이형 여자들이 수두룩 짱짱하다고. 그니까 유리구두는 개나 주라고”등 명대사는 고구마 같은 일상에 사이다가 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개인적 연애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멜로물에 대중은 ‘둘이 좋아하고 헤어지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지점을 보여주거나 다른 장르와 엮이지 않는 멜로는 더 이상 호응 얻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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