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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그린벨트 개발 곳곳서 파열음

부산 기장군 기장읍 석산마을 주민들이 지난 19일 경남 진주시 LH 본사 앞에서 공공주택지 개발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부산 기장군 기장읍 석산마을 주민들이 지난 19일 경남 진주시 LH 본사 앞에서 공공주택지 개발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주민 토지를 강제 수용해 공공주택지로 개발을 추진해 주민과 잇따라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은 헐값에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며 반발하는 반면 LH는 공공주택 확대를 위해 불가피하다며 사업 강행을 예고했다.
 
LH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기장군 기장읍 석산리 석산마을 일대 15만8211㎡를 공공주택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1939가구, 단독 83가구 등 2022가구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미 지난 1월 주민 의견을 들은 데 이어 환경영향평가·중앙도시계획위원회 승인을 거쳐 오는 5월 보상에 들어가 올해 안 착공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1430억원.
 
하지만 주택지구 내에 거주민 41가구 120여명(주택 37동) 등 석산마을 주민 80가구 200여명 전원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 50여명은 지난 19일 경남 진주에 있는 LH 본사 앞에서 “영세농민 토지 뺏는 LH 주택사업 철회하라”며 집단 반발하기도 했다.
 
김명찬(63) 석산마을 이장은 “주민 90% 이상이 70세 이상 고령인데 청년들에게 주택을 준다는 이유로 노인을 내쫓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석산마을 일대가 1972년부터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주변 땅값보다 턱없이 낮다. LH가 공공사업이란 명분을 내세워 헐값에 뺏어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석산마을 공공택지 개발 계획

석산마을 공공택지 개발 계획

기장군에 따르면 개발 대상 부지는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이어서 공시지가가 ㎡당 16만원이지만 개발제한구역이 아닌 인근 부지는 2배 이상 비싸다. 또 인근에 동부산 관광단지가 조성되고 2019년 이케아(IKEA) 부산점 입점이 예정돼 있어 땅값이 급등하는 추세다.
 
주민 신태근(76)씨는 “내 땅 900평을 그린벨트로 묶어 농사만 짓게 하더니 이제 헐값에 내놓으라 한다. 보상도 필요 없고 계속 농사지으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주택지 개발로 수달·은어·청둥오리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석산마을 앞 송정천의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LH는 또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하나로마트 앞 국도 24호선을 낀 개발제한구역 13만8634㎡를 공공주택지구로 개발(1879가구 건립)을 추진해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곳은 현재 주민 의견 수렴 단계이며 내년 6월쯤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개발대상 지역은 연어·황어가 알을 낳기 위해 돌아오고 철새가 머무는 태화강 중상류에 접한 데다 이미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 개발 뒤 심각한 교통·환경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금도 교통체증이 심하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은 “굴화리 일대가 추가 개발되면 고층 아파트가 바람길을 막아 여름철 이상고온을 유발하고 극심한 교통체증이 대기와 생활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태화강을 살리려는 시 정책과도 어긋난다는 게 윤 국장 주장이다. 한삼건(건축학부) 울산대 교수는 “도심에서 가까운 개발제한구역을 수익성만 따져 개발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LH는 서민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하는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석산·굴화리 일대 개발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LH 스마트도시계획처 관계자는 “토지 보상액을 최대한 주변 시세에 맞춰 결정하겠다”고 해명했다.
 
부산·울산=이은지·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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