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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허우통처럼 … 춘천 효자마을, 길고양이와 상생 선언

벽화마을로 유명한 춘천시 효자1동 효자마을에서 살고 있는 길고양이가 주변을 살피고 있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춘천시 효자1동 효자마을에서 살고 있는 길고양이가 주변을 살피고 있다.

쇠락한 탄광 지역에서 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진 대만의 ‘허우통(侯硐)’, 사람보다 고양이가 많은 일본의 섬 ‘아이노시마(相島)’.
 
두 곳의 공통점은 길고양이와 상생 방안을 찾은 덕분에 관광 명소가 됐다는 점이다. 이곳은 CNN이 선정한 세계 6대 고양이 마을로도 유명하다.
 
강원도 춘천에도 길고양이와 공존을 선언한 마을이 있다. 벽화 마을로 유명한 효자마을이다. 마을에 변화가 시작된 건 길고양이 관련 민원 때문이다. 주로 밤새 울거나 쓰레기봉투를 뜯는다는 내용이다. 지난 13일 찾은 마을 주변에선 며칠 굶었는지 앙상하게 뼈만 남은 길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음미경 효자1동 총무 담당은 “마을엔 100마리가 넘는 길고양이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을에선 ‘밥을 주니 길고양이가 꼬여 밤새 우는 바람에 잠을 못 잔다’. ‘그럼 굶주린 생명체를 그냥 두느냐’며 캣맘과 주민들 간의 갈등이 반복돼왔다.
 
주민센터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달 주민과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후 올해 안에 급식소 3곳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예산 확보에 나섰다.
 
필요 예산은 급식소 설치와 1년 운영비 800만원이다. 주민 이모(82)씨는 “급식소가 생기면 쓰레기봉투를 뜯는 문제는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센터는 마을에 있는 정자를 리모델링해 고양이 타워를 만들 계획이다. 일부 빈집은 고양이 놀이터로 만든다.
 
오금자 효자1동장은 “고양이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이 관련 문화행사도 연다. 지난해 11월엔 ‘고양이가 좋다’를 주제로 5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회를 열었다.
 
영화도 제작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제작한 조은성 감독과 협의를 마친 상태다. 조 감독은 “3월 말부터 1년간 춘천에서 지내며 촬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기작 제목은 ‘나는 집사’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 이 지역엔 2161세대, 5226명이 사는데 건물 대부분이 저층이라 소음에 취약하다.
 
주민센터는 발정기 때 울음소리가 커지는 만큼 ‘TNR’ 사업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TNR’은 포획(Trap), 중성화수술(Neuter), 방사(Return)의 약자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춘천시가 중성화수술을 한 길고양이는 350여 마리다.
 
김교윤 춘천시농업기술센터장은 “길고양이 관리는 필요하지만 일부 주민의 반대와 운영비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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