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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향가·시조도 외국어로 옮기겠다

김사인

김사인

“한국 문학작품의 해외 번역·출판이나 작가 교류 같은 소극적 기능에 만족하지 않겠다.”
 
최근 새 한국문학번역원장에 임명된 김사인(62·사진) 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번역원의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20일 취임 2주만에 광화문 한식당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김 원장은 “우선 번역원의 임무를 적극적으로 재규정하겠다”고 했다. “한국문학번역금고(1996년)로 출발해 20년 넘게 한국문학을 바깥에 알린 결과 맨부커인터내셔널상 수상자가 나올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는 ‘과연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막연하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판소리, 향가, 시조, 훈민정음 이전의 구비문학, 한문문학으로 번역 대상을 확대하겠다. 그래야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이라고 하는 것이 깊은 울림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엘리트 작가 위주의 번역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로 북한문학, 해외 한인들의 문학도 사업 대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여러 법적 검토가 필요하고, 실제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북한문학까지 번역 소개하겠다는 시야를 심층적인 차원에서라도 갖추는 것이 국가와 민족의 통합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시대정신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그런 작업을 위한 한국어문학 부서를 신설할 생각이다.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세계적인 문학축제로 키우고, 한국문학 전문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당장 하반기에 한국문학 100년 성과를 집약한 영문판 한국문학 앤솔로지 세 권이 미국 코넬대 출판부에서 나온다. 한국문학 접근의 관문 역할을 기대하는 야심작이다. 서울대 국문과를 나온 김 원장은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지냈다.
 
1980년대 ‘시와 경제’ 동인지를 통해 얼굴 없는 노동자 시인 박노해를 발굴했다.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 등을 냈다. 해외문학 전공자가 아닌 첫 번역원장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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