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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뚫고 중국에 첫 한·중 합작 심장병원 세워요

박진식 이사장(오른쪽)과 양젠안 손잇센병원 원장이 16일 병원 합작 계약을 맺었다. [사진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오른쪽)과 양젠안 손잇센병원 원장이 16일 병원 합작 계약을 맺었다. [사진 세종병원]

“현재 중소병원 중에 해외 진출에 나서는 곳은 거의 없어요. 말처럼 쉽지 않지만 도전해야 합니다. 큰 병원이 아니라도 자신들만 할 수 있는 특화 프로그램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어요.”
 
박진식(48)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이사장은 16일 사드 논란의 장벽을 뚫고 중국 의료 수출의 길을 연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중국 선전시 손잇센병원과 국제심장전문병원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상주 인구만 1200만명에 달하는 선전에 처음 진출한 한국 병원이다. 대학병원도 쉽지 않은 의료시스템 수출을 중소병원이 해낸 것이다.
 
1982년 경기도 부천에서 문을 연 세종병원은 국내 유일의 심장 전문병원이다. 산부인과 의사였던 할아버지(고 박봉현), 흉부외과 의사인 아버지(박영관)에 이어 심장내과 의사인 박진식 이사장이 3대째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박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조교수로 일하다 2008년 세종병원에 합류했다. 세종병원은 동남아시아·몽골·러시아 등지에서 유명하다. 89년부터 지금까지 이곳의 1470명 심장병 어린이를 국내로 데려와 무료로 수술했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심장 전문 강소병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2년 가까이 8차례 중국 선전을 오가며 공을 들였다. 단순히 해외에 병원을 건설하기 보다는 의료 기술과 감염 관리, 병원 운영 시스템 같은 ‘소프트웨어’를 이식해야겠다는 결론을 냈다. 지난해 사드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났지만 그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그는 “사드 여파로 6개월 가량 계약 준비가 지연되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중국 측과 소통을 원활하게 해줄 담당자를 채용하는 등 오해를 줄여 나가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잇센병원 원장과 독주를 나누며 호형호제 관계가 됐다. 술이 센 편이 아니지만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전의 국제심장전문병원은 2021년께 본격 운영될 전망이다. 박 이사장은 “선전 병원이 업그레이드되면 한국 의료에 대한 평가도 분명히 좋아질 것이며, 앞으로 해외에 심장병원을 세우려면 세종병원에 컨설팅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중국)=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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