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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신장'의 핵심은 노동권…'촛불'은 명문 대신 이념 반영

청와대가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 관련 부분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이날 발표에 이어 지방분권ㆍ국민주권(21일), 정부형태(22일)를 잇달아 공개한 뒤 26일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문재인 개헌안’의 핵심은 기본권 신장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민정수석은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국민은 국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줬다”며 “개헌은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 국민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①노동 친화적 변화
 
기본권 가운데서도 초점을 맞춘 부분은 노동권이다. 기존 헌법의 ‘근로(勤勞)’라는 표현부터 ‘노동(勞動)’으로 바꿨다. 조 수석은 “근로는 일제와 군사독재시대에 사용자 관점에서 만든 용어”라며 “개헌안에는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양극화 해소 방안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노사 대등 결정의 원칙’을 명기했다. 노사간 힘의 균형을 명문화한 조치다. 또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행사 조건인 ‘근로조건 향상’ 외에 ‘권익보호’를 추가했다. 
 
노조 파업. [중앙포토]

노조 파업. [중앙포토]

조 수석은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합법이지만, 정리해고 반대 등은 불법이 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은 노동조건 향상, 즉 임금 인상 등을 위한 노동3권(단결권ㆍ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만을 인정한다. 개정안에서는 노동3권은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현역군인 등은 법률로 정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국가에는 ‘동일가치 노동, 동일수준 임금’ 지급 노력을 의무화하라는 조항을 명기했다.
 
②‘촛불’은 빼고 ‘정신’은 계승
 
헌법 전문에는 부마항쟁,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6ㆍ10 항쟁 등 민주화 운동의 이념이 담겼다. 반면 문재인 정부 출범의 단초인 촛불시위는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빠졌다. 다만 그 이념은 국민발안제(국민이 법안 발의), 국민소환제(국회의원 소환) 등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최초로 헌법에 명기하는 방식으로 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구를 방문해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구를 방문해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국민소환제가 도입되면 확정판결 전에도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 또 국민발안제의 핵심은 국회의 입법 권한을 나누는 데 있다. 다만 청와대는 “수위가 너무 낮으면 의회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제도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해당 제도가 작동할 기준은 국회가 직접 마련하도록 했다.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민 여론을 주도해 이번 정부가 설정한 민주주의의 발전방향을 강조하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③기본권의 주체는 국민 아닌 사람
 
기본권의 주체는 기존의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됐다.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현실이 반영된 조치다. 다만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등 천부인권적 사항이 아닌 재산권, 교육권, 사회보장권 등의 주체는 국민으로 한정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조 수석은 “국가가 돈을 써서 권리를 보장해줘야 할 경우는 대상을 대한민국 국적이 있는 국민으로 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권과 안전권도 처음으로 명문화됐다. 조 수석은 “세월호 참사와 묻지마 살인 등 사고와 위험에서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헌재에서 인정해온 생명권을 명문화하고 안전하게 살 권리를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국가에는 "재해와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보호노력의무’를 ‘보호의무’로 강화시켰다.
 
④검찰ㆍ사법 개혁 근거 마련
 
검사가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던 영장청구권 규정은 삭제됐다. 
 
소리없는 의사봉

소리없는 의사봉

조 수석은 다만 “영장청구 주체 관련 내용은 헌법사항이 아닌 법률사항이라는 뜻”이라며 “현행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헌법에서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서 불가능했던 청구 주체문제가 개시될 것”이라며 “영장청구권의 주체를 누구로 할지의 문제는 국회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검찰개혁의 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강태화ㆍ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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