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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까지 간호사 10만명 늘리고, 태움ㆍ성희롱 시 면허정지”

[연합뉴스]

[연합뉴스]

앞으로 태움ㆍ성희롱 등 의료기관 내 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해 면허정지 등 제재가 가능해진다. 내년부터 간호사에 대한 야간근무 수당을 추가 지급하고, 2022년까지 신규 간호사를 10만명 확대해 업무 부담을 완화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을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지난달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 박 모(27)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나온 것이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입사한 신입 간호사였다. 그의 죽음이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교육하며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괴롭힌다)’는 간호사들의 ‘태움’ 관행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엔 또다른 대형병원이 병원 행사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강요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은 간호사 처우개선을 통해 의료기관 내 간호인력 부족문제를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정부가 간호사들의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에 중점을 두고 국정과제에 포함하여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2008~2018년 8000명 늘리는 등 간호인력을 늘리려 노력해왔지만 여전히 병원 내 간호사 부족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 당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수는 3.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5명의 절반 수준이다. 전체 면허 취득자(37만5000명) 대비 의료기관 활동자(18만6000명) 비율도 49.6% 수준이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이 제작해 간호사들에게 배포한 태움방지 배지. 김정연 기자

신촌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이 제작해 간호사들에게 배포한 태움방지 배지. 김정연 기자

 
복지부는 간호사들의 의료기관 활동률이 낮은 이유로 “3교대, 야간근무 등 과중한 업무부담, 이에 비해 낮은 급여로 인해, 이ㆍ퇴직률이 높고 근속연수가 짧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간호사들의 평균 근무연수는 5.4년이며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이직률은 33.9%에 달한다. 이직을 결심한 간호사들은 이직사유로  열악한 근무환경ㆍ노동강도 38.9%, 낮은 보수 26.8% 등을 들었다. (2016년 실태조사) 의료현장 내 태움, 성희롱 등의 인권침해 문제도 간호사들이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지방의 간호사 부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인구 1000명 당 간호사 수를 살펴보면, 서울은 4.5명인데 비해 최저 수준인 충남은 2.4명(세종제외)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책은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수를 확충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하여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한다. 의료기관이 간호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간호관리료)를 간호사 처우개선에 사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간호관리료 가산에 따른 추가 수입분을 간호사 추가 고용 및 근무여건 개선 등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이행사항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간호사들의 야간근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한다. 24시간 간호가 필요한 입원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과중한 3교대 및 밤 근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3일 저녁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간호사연대 MBT 주최로 열린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집회’에서 동료 간호사들이 박 간호사를 추모하며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저녁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간호사연대 MBT 주최로 열린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집회’에서 동료 간호사들이 박 간호사를 추모하며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부터 야간근무 수당 추가지급을 위한 건강보험 수가(야간간호관리료)를 신설하고, 실제 간호사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의료기관 내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대응체계도 마련된다. 간호협회 간호사 인권센터를 설립ㆍ운영하여 신고ㆍ상담을 받고, 주기적인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피해사례 신고ㆍ접수 시 필요한 경우 법률자문, 성폭력 상담 등 구제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게 한다.
 
의료인 간 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인권침해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면허정지 등 처분근거 마련 위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법은 진료행위 중 발생하는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서만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복지부는 ”의료현장 특성 상 의료인 간 인권침해가 환자안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엄중대처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규간호사에 대한 교육ㆍ관리체계를 만든다. 간호계 태움 관행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신규간호사들의 업무 부적응, 경력간호사들의 교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간호사 교육ㆍ관리 가이드라인 을 제정한다. 가이드라인에는 교육전담 간호사(신규인력, 실습생) 배치, 필수 교육기간 확보, 교육커리큘럼 마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18년~2022년 5년간 신규 간호사 10만명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등을 통해 의료기관 활동률을 2017년 49.6%에서 2022년 54.6%까지(매년 1%p) 높인다는 목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약 6만2000여명을 추가 배출된다.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활동 간호인력 수를 현재 3.5명에서 4.7명으로 늘어난다.
 
복지부는 “정부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보건의료 현장에 사람 중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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