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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대응한다" 더니 '日 독도 왜곡' 한일중 교육장관 회담 공식의제서 빠졌다

21일 한중일 3국 교육장관회의 
일본 정부의 전방위적인 역사 왜곡 작업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한·일 교육부 장관이 21일 양자 회담을 갖는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14일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발표한 터라 양자 회담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3일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을 통한 독도역사 왜곡에 대해서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적극 대응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사 왜곡에 대해 김 장관이 언급을 않거나 모호하게 언급할 경우 상당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중국 정부는 21일 일본 도쿄에서 제2회 한중일 교육장관회의를 연다. 이 회의는 2016년 한국 주도로 창설돼 첫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김 부총리는 3자 회의에 앞서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문부과학대신, 중국의 천바오성 교육부장 등과 양자 회담을 가진다. 교육부는 20일 “3국간의 교육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선 국가 간 학생 교류, 대학교육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8세기 일본의 지리학자인 하야시 시헤이가 제작한 1802년판 대삼국지도. 조선 땅은 노란색, 일본 땅은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확대한 부분은 울릉도와 독도로 조선의 땅이라는 해설이 적혀있다. [사진제공=우리문화가꾸기회]

18세기 일본의 지리학자인 하야시 시헤이가 제작한 1802년판 대삼국지도. 조선 땅은 노란색, 일본 땅은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확대한 부분은 울릉도와 독도로 조선의 땅이라는 해설이 적혀있다. [사진제공=우리문화가꾸기회]

독도 문제는 공식의제서 제외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의 조직적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독도 문제는 공식 의제에서 빠졌다. 김현주 교육부 국제교육협력담당관은 “교육장관 회의는 현안이나 이슈를 다루는 게 아니라 교육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며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는 의제로 다뤄질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의제가 되려면 3국이 미리 합의를 해야 하는데 역사교육 문제는 사전에 논의된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 대신 교육부는 3국 회의에 앞서 진행되는 양자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김 담당관은 “어떤 식으로든 언급할 예정이다, 적절한 수위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자회담 자체가 비공개기 때문에 아직 어떤 내용이라고 밝힐 수 없다. 회담이 끝난 후 공개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비공개로 이뤄지는 양자회담은 대화 내용을 공개하거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교육부이 이런 대응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우봉 전 전북대 사학과 교수는 “일본은 최근에 모든 학생들이 ‘독도=일본 땅’을 의무적으로 배우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기존에 정치인들이 망언을 일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으면 일본의 청소년들은 왜곡된 역사를 사실인 것으로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중앙포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중앙포토]

"공식적 제기도 않을 거면 왜 만나나"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불과 일주일 전에 교육부가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하는 자료를 내놓고서 일본 정부와 회담하면서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역사왜곡에 대한 말도 안 할 거면 일본의 문부과학성 장관을 도대체 왜 만나는지 모르겠다.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지 않으면 독도가 일본 땅임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14일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학습지도요령은 학교 교육과정과 교과서·수업 내용 등의 기준이 되는 지침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문부과학성은 이달 말까지 일본 내 여론을 수렴해 개정안을 확정한다. 지난해 초등·중학교에서 독도 교육을 의무화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로 앞으론 일본의 모든 학생들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명시된 교육을 받게 된다.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했다'는 내용이 기술된 일본의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중앙포토]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했다'는 내용이 기술된 일본의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중앙포토]

역사·지리·정치 등 日 전방위적 왜곡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은 역사 교과뿐 아니라 지리·정치 과목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 따르면 6개 과목에서 독도 문제를 다룬다. ‘지리총합’과 ‘지리탐구’ 과목 지도요령에서는 ‘다케시마(독도)가 우리나라(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사실을 거론한다’고 기술했다. ‘역사총합’과 ‘일본사연구’ 과목에서는 “일본 국민국가의 형성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에 기초해 정식으로 독도를 영토로 편입했다”고 가르치게 된다.     
 
특히 올해 처음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공공’과 ‘정치경제’ 과목에선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해 평화적 수단에 의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반영된다.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홍성근 박사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지만, 일본은 평화적인 해결 노력을 하고 있다는 논리로 자국 내 여론을 이끌어가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승철 강원대 명예교수(사학과)는 “역사의식과 역사문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데 미래에 뭘 같이 할 수 있겠느냐”며 “중국도 일본과 역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3국이 모인 김에 문제를 공식화 하고 토론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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