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미국의 수입산 철강 고율 관세 부과

중앙일보 <2018년 3월 12일 34면>
철강 관세 예외 인정으로 한·미 동맹의 힘 보여줘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글로벌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가 서명일로부터 15일 뒤 발효되면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은 직격탄을 맞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산 철강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향후 3년간 국내 생산 손실이 7조2300억원에 달하고 1만4400개의 국내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과 중국이 보복에 나서고 미국이 다시 맞대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 글로벌 무역은 쪼그라들고 수출 한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아직 한 줄기 희망은 남아 있다. 이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관세 폭탄에서 제외시킨 미국이 하루 뒤엔 동맹이라는 이유로 호주도 예외로 인정했다.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는 반대로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 동맹국은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국을 철강 관세 부과에서 제외해 달라고 이미 요청했다.
 
물론 철강 수출량이 많지 않은 호주와 달리 한국산 철강은 미국 수입시장 3위에 오를 정도로 수출량이 많기 때문에 예외 인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행정명령이 발효되는 23일까지 예외 인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많은 나라가 관세 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자 FTA 체결국인 한국이 ‘많은 나라’에서 빠질 이유는 없다.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빈틈없는 한·미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다. 흔들리지 않는 한·미 동맹의 힘을 대내외에 과시할 좋은 기회를 한·미 양국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겨레 <2018년 3월 10일 23면>  
끝내 ‘세계 무역전쟁’ 불붙인 트럼프의 무모함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끝내 ‘관세 폭탄’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주일 전인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철강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을 때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강력히 반발하며 정면대응을 경고했다. 미 행정부와 의회의 다수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말렸다. 최고위 경제보좌관인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은 항의의 뜻으로 사표까지 던졌다. 미 언론들도 미국 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모두 무시했다. 불통과 독단의 국정 운영 방식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11월 중간선거용 카드라는 분석이 많다. 수입 규제를 통한 일자리 확대를 성과로 내세워 자신의 지지층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노동자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라는 것이다. 선거 승리를 위해 국제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세계 최강대국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연합은 이미 미국산 철강은 물론 오토바이업체 할리 데이비드슨, 위스키업체 버번, 청바지업체 리바이스 등 상징적 브랜드들을 타깃으로 삼아 보복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도 콩과 옥수수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보복 방침까지 밝혔다. 무역전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당장 우리는 대미 철강 수출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9일 내놓은 ‘트럼프발 철강 전쟁의 의미’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연간 대미 철강 수출이 21.9% 감소하고 앞으로 3년간 일자리가 1만4천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를 마지막으로 설득해볼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하다. 미 상무부는 중요한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가 관세 부과 시행 시점인 23일 전까지 철강 공급 과잉 등 미국의 우려를 해소한다면 예외 국가로 인정해준다는 방침이다. 한국산 철강이 미국 안보와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미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만약 예외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계속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 제소는 단독으로 하지 말고 국제 공조를 통해 여러 국가들과 함께 해야 효과가 크다.
 
철강 관세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철강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내세워 자동차 등 관심 분야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차단하면서 개정 협상을 통해 철강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치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논리 vs 논리
글로벌 무역전쟁 “한미 공조 더 굳건히” vs “WTO 제소로 피해 구제받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철강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철강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각)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우리 철강재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매긴 바 있다. 1월에는 세탁기와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상태다. 여기에 철강과 알루미늄에 또다시 높은 관세를 물린 것이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이러한 조치들을 한목소리로 비판한다. 중앙은 “유럽과 중국이 보복에 나서고 미국이 다시 맞대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 글로벌 무역은 쪼그라들고 수출 한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미국 발(發) 보호무역 바람을 우려한다. 한겨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서명이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국제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는 것”으로 “무책임하기 짝이 없”으며, “세계 최강대국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격하게 비난한다. 하지만 중앙과 한겨레가 펼치는 비판의 방향은 상당히 다르다.
 
한겨레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 명령이 이성적이지 않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미 “미 행정부와 의회의 다수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말린 바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여러 분석을 보면 이번 조치로 미국의 철강업체 종사자 14만명은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철강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산업 종사자 650만명에게는 생산 단가가 상승해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가 돌아간다. 고율의 관세 부과는 미국 경제에도 해가 된다는 뜻이다.
 
나아가, 한겨레는 유럽연합의 보복 관세 부과 움직임을 소개하며 “무역 전쟁이 불붙기 시작”하여,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1929~32년 벌어진 세계대공황의 출발점은 미국의 농산물 수입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였다. 세계 무역량이 63%나 감소했고, 각국의 경제는 급속하게 위축되었다.
 
때문에 한겨레는 “국제 공조를 통해 여러 국가들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는 방안”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한겨레의 견해는 지난 2월 19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나온 “불합리한 보호무역조치에 대해선 WTO 제소와 한미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하게 대응해 나가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논조가 같아 보인다.
 
반면, 중앙은 ‘한·미 동맹’이라는 차원에서 철강 관세 문제를 풀어가라고 충고한다. “이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관세 폭탄에서 제외시킨 미국이 하루 뒤엔 동맹이라는 이유로 호주도 예외로 인정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아울러,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는 반대로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 동맹국은 예외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사실도 짚어준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자 FTA 체결국인”인 한국이 철강 관세 부과 예외국이 안 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미국은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애초에 미국은 12개국에 대해서만 무려 53%의 철강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12개 국가 가운데 미국의 동맹국은 우리나라뿐이었다. 이번 25% 철강 관세 부과 방안에서도 미국 철강수출 1위와 4위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그럼에도 FTA 재협상중인 대한민국은 예외로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동맹이라는 이유”로 호주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예외를 인정했다. 반면, 한국은 미국이 개별국가차원에서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유일한 나라임에도 ‘동맹’ 대접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 점에서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자 FTA 체결국인 한국이 (관세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되는) ‘많은 나라’에서 빠질 이유는 없”으며,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빈틈없는 한·미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중앙의 평가는 의미심장하다. 정치와 안보 차원의 동맹이 흔들리면 경제 협력에서도 균열이 갈수 있다는 지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는 WTO 제소 등을 통해 당당하게 미국과 잘잘못을 따져보아야 한다는 한겨레와 주장과는 방향이 많이 달라 보인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