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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 카운트다운] 자본 유출보다 시장금리 급등이 더 걱정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돈은 반대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움직인다. 국내 금리가 해외보다 낮아지면 국내에 유입된 외국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금리 역전에 금융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20~21일 FOMC서 금리 인상 예고
과거 두 차례 금리 역전기 영향 적어

미국, 채권 발행 통한 경기부양 나서
채권값 하락 땐 금리 인상 압력 커져

엎치락뒤치락하던 한국과 미국의 시장금리는 이미 역전됐다. 19일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2.724%에 장을 마쳤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2.84%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 역전도 가시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연 1.25~1.50%다. 한국의 기준금리(연 1.50%)와 같다. 
 
금융시장은 20~2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걸 기정사실화한다. 이렇게 되면 10년7개월 만에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Fed는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주요 해외투자은행(IB) 16개 중 6곳은 Fed가 올해 네 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올해 1~2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 시나리오대로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연 2.25~2.50%에 머물게 된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2.0%가 된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빌미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외국인 투자자금을 붙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Fed의 속도에 맞춰 금리를 올리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미국과 달리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어서다.
 
소비 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노동시장도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GM 사태와 조선업 구조조정도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태세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위험도 고조되고 있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 지정학적 변수도 불안 요인이다.
 
 
 

그럼에도 금리 역전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과거 겪었던 두 차례의 경험 때문이다.
 
첫 번째 금리 역전기는 1999년 6월~2001년 3월이다. 닷컴 버블로 시장이 과열되자 Fed는 99년 5월부터 2000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4.75%에서 6.5%까지 끌어올렸다. 2000년 2월 한국은행이 콜금리(당시 기준금리)를 5.0%로 인상했지만 미국의 뒤를 좇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둔화 조짐에 Fed가 2001년 1월부터 3월까지 기준금리를 1.5%포인트 끌어내리며 금리 역전은 끝났다.
 
두 번째 금리 역전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5개월간 계속됐다. 닷컴 버블 붕괴로 무너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Fed는 2003년 기준금리를 1%까지 인하했지만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2004년 6월부터 2년간 17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후 2007년 9월 Fed가 0.5%포인트 금리를 내리며 한국(연 5.0%)보다 낮아졌다.
 
두 차례의 금리 역전기에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었다. 1차 때는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고 2차 때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지만 전체 자본유출입은 모두 순유입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의 경제 상황은 양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외환보유액(3948억 달러)이 충분한 데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외국인 투자도 장기 투자로 이뤄지는 만큼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2월 외국인은 채권 시장에 4조9630억원을 투자했다. 시장에서 한·미 금리 역전보다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미국의 재정적자다.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향후 금리 인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서는 만큼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물량 부담이 커지면서 국채 값이 떨어져(금리 상승)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게 더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올해 1조 달러 이상의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전년보다 80% 늘어난 규모다. 채권 수요도 줄고 있다. 채권값 하락(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미국 시장금리가 오르면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국내 시중 금리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가계와 기업의 빚 부담은 커진다. 지난해 가계 빚은 1450조원을 돌파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역전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예상을 벗어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자본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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