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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의 이중생활···살해 후 '숨진 동료' 행세

동료를 살해한 뒤 시신을 쓰레기 소각장에 유기한 환경미화원 A(50)씨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전북 전주에서 인천시 부평구로 도주하는 모습. [전북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동료를 살해한 뒤 시신을 쓰레기 소각장에 유기한 환경미화원 A(50)씨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전북 전주에서 인천시 부평구로 도주하는 모습. [전북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직장 동료를 홧김에 목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소각장에 유기한 환경미화원이 19일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그가 1년 동안 범행을 은폐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환경미화원인 A(50)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B(59)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소각한 혐의를 받는다.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15년 지기 동료로 평소 가깝게 지내온 사이였다.  
 
하지만 B씨를 살해한 A씨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B씨의 삶을 마음대로 이용했다. 
 
A씨는 B씨가 살해된 것이 알려지면 자신이 가장 먼저 의심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A씨는 B씨를 허리디스크 환자로 둔갑시켜 허위 진단서를 만들었다.  
 
경기도 한 병원의 도장을 복제해 진단서에 찍은 뒤 구청에 휴직계와 함께 팩스로 제출했고, 구청 측은 이를 의심 없이 받았다. 이에 따라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휴직 상태가 됐다.  
 
B씨의 직장 문제가 해결되자 A씨는 B씨의 가족에게 접근했다.  
 
B씨가 아내와 이혼 후 딸들에게 가끔 생활비를 보내준다던 말을 떠올린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로 그의 딸들에게 '아빠는 잘 있다', '생활비는 있니?'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또 한 번에 60만원씩 1년 간 3차례에 걸쳐 생활비를 보내고, 때마다 대학교 등록금도 입금해 딸들의 의심을 피했다.   
 
B씨의 휴대전화를 관리한 A씨는 전화가 오면 B씨 목소리를 연기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A씨는 1년 동안 B씨 행세를 하는 동시에 자신은 평소처럼 출근해 마을을 돌고, 쓰레기를 수거했다.  
 
A씨의 완벽한 이중생활에 B씨의 가족과 지인은 그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A씨의 범행은 한 술집에서 B씨 카드를 이용하면서 들통났다.  
 
범행을 의심한 경찰은 A씨의 원룸을 압수수색 해B씨 신분증과 위조한 진단서, 혈흔이 묻은 가방 등의 증거를 찾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나는 B씨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잡아뗐지만, 거짓말 탐지기 앞에서 결국 무너졌다.  
 
그는 "술자리에서 B씨가 내 가발을 잡아당기고 욕설을 했다. 홧김에 목 졸랐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A씨를 살인과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고, 시신 훼손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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