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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죽음 전 예언 "AI로 인류종말 온다, 200년내 지구 떠나라"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왼쪽)과 지구가 소행성에 충돌한 가상 그림[사진 중앙포토, NASA]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왼쪽)과 지구가 소행성에 충돌한 가상 그림[사진 중앙포토, NASA]

“인류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향후 20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난 14일 7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수개월 전 언론에 남긴 말이다.(영국 데일리메일) 그는 정재승 KAIST 물리학과 교수의 표현처럼 ‘우주 속 원자들로 돌아가 어딘가 있을 블랙홀 안에서 안식’하고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가 생전 인류를 향해 남긴 경고와 예언들은 사후에 더욱 회자되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호킹의 사망 소식과 함께 평소 호킹이 이르면 앞으로 수십 년 뒤 인류에게 다가올 거대한 도전과 외부의 위협에 대해 강조해왔다고 보도했다.
 
호킹은 인류가 외계 행성에 영구 거주할 수 있도록 지금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해왔다. 인류란 존재는 머지않아 멸종에 가까운 대재앙의 희생물이 될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대표적 예가 소행성의 충돌 같은 것이지만, 호킹 박사는 이 외에도 인공지능(AI)과 기후변화, 핵전쟁, 변종 바이러스, 인구폭발 등도 잠재적 위협이 될 것으로 봤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빙하가 녹아 생존 위기에 처한 북극곰 [사진 멕신 버켓 미국 하와이주립대 법과대학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빙하가 녹아 생존 위기에 처한 북극곰 [사진 멕신 버켓 미국 하와이주립대 법과대학 교수·기초과학연구원]

 
기후변화는 호킹이 말하는 인류 종말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다. 그는 특히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되돌릴 수 없게 되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대해 두려움을 표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가까이 와 있다”며 “때가 되면 지구는 섭씨 460도의 고온 속에 황산 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고했다. 파리협약 탈퇴와 같은 그의 행동은 지구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는 얘기였다.  
 
6500만 년 전 소행성의 충돌로 추정되는 사건이 공룡을 멸종시켰다는 추론이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다. [중앙포토]

6500만 년 전 소행성의 충돌로 추정되는 사건이 공룡을 멸종시켰다는 추론이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다. [중앙포토]

 
호킹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아주 유용하며 앞으로 인류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어느 순간에 이르면 인류의 종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호킹의 이런 생각에 대해 적지 않은 학자들은 ‘철 지난 공상과학소설(SF) 같은 얘기’로 일축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 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도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1996)에서 이미 자동화가 인류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핵 미사일 폭발 시 떠오르는 검은 버섯구름. [중앙포토]

핵 미사일 폭발 시 떠오르는 검은 버섯구름. [중앙포토]

 
호킹은 우주 어딘가에 있을 지적 존재의 신호를 포착하려고 하는 미국 세티(SETI)연구소와 같은 과학자들의 시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2010년 디스커버리 채널에 출연한 그는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찾는다면, 그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에서 인디언들에게 끼쳤던 결과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계인들이 자원확보를 위해 지구를 공격하고 결국 이주해 올 것이라는 우려였다.  
이에 대해 미국 세티연구소의 세스 쇼스탁 박사는 “호킹의 말은 증명되지 않은 두려움일 뿐”이라며 “그들이 지구의 자원에 관심이 있었다면 우리가 그들을 찾는 것과 상관없이 이미 수십억 년 전에 지구를 발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작 아시모프 과학소설 ‘아이, 로봇 (I, Robot)’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이로봇. [중앙포토]

아이작 아시모프 과학소설 ‘아이, 로봇 (I, Robot)’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이로봇. [중앙포토]

 
호킹은 생전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재앙이 어느 특정 해에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작겠지만, 세월이 계속 흘러 앞으로 1000~1만년이 지나면 대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가 언젠가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퍼져나갈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향후 최소 수백 년 안에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외계 식민지를 세우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방송한 '인류의 새로운 시작, 마스'는 화성탐사를 공상이 아니라 가까운 2033년의 현실로 그려냈다.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방송한 '인류의 새로운 시작, 마스'는 화성탐사를 공상이 아니라 가까운 2033년의 현실로 그려냈다.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호킹의 예언과 경고에 대해서는 찬ㆍ반이 엇갈리지만, 이미 그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이다.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일론 머스크는 2024년을 ‘화성이주’의 목표로, 로켓개발과 우주탐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인류가 멸종할 정도의 대재앙은 불가피해 보일 뿐 아니라, 그 시점은 갈수록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며 “인류가 외계로 뻗어 나가지 못한다면, 멸종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정재승 KAIST 교수는 “호킹 박사의 여러 경고 중 지구온난화는 우리가 지금 행동에 나설 수 있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그의 경고와 예언은 팩트 그 자체가 가지는 힘도 있지만, 지구와 인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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