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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외교관 아닌 스파이 대장들이 뛴다”

왼쪽부터 폼페이오, 서훈, 김영철. [연합뉴스]

왼쪽부터 폼페이오, 서훈, 김영철. [연합뉴스]

“역사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정상회담 준비를 외교관들이 아닌 스파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복수의 관리들을 인용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한국의 국가정보원, 북한의 해외 정보를 총괄하는 정찰총국과 통일전선부 등 3국 정보기관의 막후 채널이 정상회담 성사는 물론 실무 준비도 주도하고 있다”며 뽑은 제목이다. 신문은 특히 “CIA는 이 같은 북한과 물밑 교섭을 통해 국무부를 뒷전으로 밀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대북 외교적 개방의 주역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앙일보의 3월 13일자 단독 보도 ‘북·미 회담 45분 만에 결정? 트럼프, 45일 물밑 작업 있었다’를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40여일 전 CIA가 북한 정보기관으로부터 “톱다운(top-down) 방식의 고위급 회담을 원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부부장 간의 평창 회담을 주선했고,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비해왔다는 내용이다.
 
NYT는 백악관이 외교채널이 아닌 정보 채널을 활용해 북·미 정상회담을 결정했다는 것은 지난주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의 영향력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중앙일보 보도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정 전부터 북한의 정찰총국과 채널을 운영해 실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의도를 보고해왔다. 그 사이에 트럼프-김정은 회담의 중개역할을 해온 서훈 국정원장과도 긴밀한 접촉을 계속했다. 이처럼 폼페이오가 정상회담 성사에 깊이 관여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수락하면서 곧바로 자신과 코드가 맞는 그를 국무장관에 기용키로 하고 렉스 틸러슨 장관 경질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후 폼페이오는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날 충분한 배짱을 가졌다”며 고위급 참모 중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수락을 적극 지지했다. 반면 현장에 동석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과 바로 만나는 것은 리스크와 불리한 점이 많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상회담 성사 및 준비에 있어 미국 쪽 주역이 폼페이오라면 한국에선 서훈 국정원장, 북한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서 원장은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김영철과 비공개 회담 등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지난주 초엔 “한국 특사단을 통해 전달받은 메시지 외엔 북한과 직접 접촉은 아직 없다”고 했지만 16일 같은 질문엔 답변을 거부했다.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장관으로 취임하려면 상원 인준까지 최소 몇 주일이 걸리지만, 현직 CIA 국장 신분인 만큼 편의상 CIA 채널을 활용해 정상회담 준비에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CIA)가 북·미 정상회담의 전략 마련을 위해 정상회담 실무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그 핵심엔 CIA가 있다. NSC에선 매슈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 대통령과 가장 위험한 외국 정상과의 만남이지만 준비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국무부는 북한과 직접 접촉하는 역할이 아니라 지원부서로 전락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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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