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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기다려준 팬과 술 한 잔” 빅보이의 우승 공약

롯데 4번타자 이대호는 1992년 우승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지난 13일 LG와 시범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는 이대호. [양광삼 기자]

롯데 4번타자 이대호는 1992년 우승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지난 13일 LG와 시범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는 이대호. [양광삼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1992년이다.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롯데는 들러리 신세였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무관(無冠)에 머문 기간이 가장 길다. 82년 창단 후 정규시즌 우승은 한 번도 없었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도 1999년이 마지막이다.
 
롯데 주장 이대호(36)에게도 우승은 간절한 꿈이다. 이대호는 5년간의 일본·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롯데에 돌아왔다. 복귀 이유도 “힘이 남았을 때 롯데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였다. 이대호가 우승 반지를 껴보지 못한 건 아니다. 2014, 15년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뛸 때 일본시리즈 우승을 두 번이나 경험했다. 2015년에는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하지만 18년 프로선수 인생에서 가운데 오랜 시간(13년)을 보낸 롯데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kt 위즈 전이 열린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대호는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우승이 더 절실하다. 롯데에서 우승하고 은퇴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서 데뷔해 11년간 활약한 뒤, 2012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2016년에는 짧게나마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았다. 지난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고액인 150억원(4년)을 받고 롯데에 복귀했고, 타율 0.320, 34홈런·11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롯데가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는 이대호의 기여가 컸다. 롯데에 복귀하며 팬들과 한 약속을 대부분 지켰다. 중심타자로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주장을 맡아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이대호는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했고, 신인 중에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보다 더 큰 기대를 안고 개막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베테랑들이 자기 몫을 해주고, 어린 선수들이 활기를 더한다면 가을에도 웃을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롯데가 우승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포수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외야수 민병헌(FA), 이병규(2차 드래프트), 내야수 채태인(트레이드) 등이 가세해 공격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브룩스 레일리-펠렉스 듀브론트-박세웅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탄탄하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버틴 뒷문도 강하다.
 
이대호는 “우승을 한다면 펑펑 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문에 우는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려도 우승만 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과 함께 축배를 들고 싶다”며 “3만 관중에게 모두 술을 따라드릴 수 없으니 가장 나이 많은 팬 한 분을 대표로 모셔 ‘오랫동안 응원해주셨는데 보답이 늦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며 술 한잔 따라 드리고 싶다. 시나리오는 이미 다 쓰여있다”면서 웃었다.
 
아직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인데, 이대호는 목이 쉬어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는 “몸 관리보다 목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벤치에서 응원하며 소리를 지르다 보니 목이 쉬었다. 예전과는 달리 주장이 더 적극적으로 팀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6회 초 1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고 2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아쉽게도 롯데는 kt에 3-4, 한 점 차로 졌다. 3-3이던 9회 말 무사 2·3루에서 kt 강백호가 끝내기 역전안타를 쳤다. 올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투타에서 재능을 자랑하는 ‘괴물 신인’이다. 입단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날 선발 명단에서는 빠졌다. 하지만 7회 말 대타로 나와 2루타를 친 데 이어, 끝내기 안타까지 터뜨렸다. kt 황재균은 1-3으로 뒤지던 8회 말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범경기 첫 홈런인데, 공교롭게도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터트렸다. 황재균은 2016년까지 롯데에서 뛰다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올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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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