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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리즘] 자율주행 스타트업, 한국에선 왜 뜸할까

임정욱의 스타트업 스토리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팬텀오토’ 자율주행차의 모습. 가운데에 있는 모니터에는 이 차를 원격에서 운전하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사진 팬텀오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팬텀오토’ 자율주행차의 모습. 가운데에 있는 모니터에는 이 차를 원격에서 운전하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사진 팬텀오토]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해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이 2009년. 10년도 안 된 일이다. 그리고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2014년이다. 불과 5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세상은 자율주행차로 뜨겁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는 최근 잇따라 사람이 타지 않은 완전 무인차가 주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웨이모는 애리조나에서 유료로 자율주행 택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면허를 지난 1월 취득했다. 연내에 자율주행차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버는 이미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기자들을 초청해 3월초 공개 시승 행사를 가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에는 이미 600여 대, 피츠버그에는 200여 대의 자율주행차가 운행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관련 스타트업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스타트업과 글로벌 자동차 회사간의 투자나 인수·제휴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사들이는 GM·우버·포드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웨이모가 지난해 ’우버가 자율주행 기술을 훔쳐 갔다“며 제기한 소송은 올해 2월 알파벳의 승리로 끝났다. 우버는 2700억 원 규모의 우버 지분을 알파벳에 주기로 했다. 사진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AP=연합뉴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웨이모가 지난해 ’우버가 자율주행 기술을 훔쳐 갔다“며 제기한 소송은 올해 2월 알파벳의 승리로 끝났다. 우버는 2700억 원 규모의 우버 지분을 알파벳에 주기로 했다. 사진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AP=연합뉴스]

GM·우버·포드 등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거액을 주고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GM은 ‘크루즈 오토메이션’이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을 약 1조원을 주고 인수했다. 우버는 구글 출신 안소니 레반도스키가 창업한 ‘오토’라는 스타트업을 약 6~7천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2월 포드는 ‘아르고 AI’라는 스타트업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독자적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도 여전히 많다. 대부분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다.
 
오로라는 지난해 1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크리스 엄슨이 주도해 만든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다. 센서·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를 다 종합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야심 찬 회사다. 거물 크리스 엄슨이 창업해서 그런지 자동차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현대차와 제휴를 선언했으며 지난달 거의 1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웨이모가 지난해 ’우버가 자율주행 기술을 훔쳐 갔다“며 제기한 소송은 올해 2월 알파벳의 승리로 끝났다. 우버는 2700억 원 규모의 우버 지분을 알파벳에 주기로 했다. 사진은 시연에 나선 우버의 자율주행차. [AP=연합뉴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웨이모가 지난해 ’우버가 자율주행 기술을 훔쳐 갔다“며 제기한 소송은 올해 2월 알파벳의 승리로 끝났다. 우버는 2700억 원 규모의 우버 지분을 알파벳에 주기로 했다. 사진은 시연에 나선 우버의 자율주행차. [AP=연합뉴스]

죽스는 로보 택시를 개발한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스타트업인데도 벌써 3000억원가량 투자받았다. 드라이브AI는 스탠퍼드대 출신들이 모여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 보이지라는 스타트업은 온라인 대학인 유다시티의 자율주행차 온라인 강좌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창업한 회사다.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서도 치고 나오고 있다. 바이두 출신 제임스 펑이 2016년 말 창업한 포니AI는 올 초 약 1200억원을 시리즈A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중국 광저우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 운행을 시작했다. 2017년 4월에 바이두 출신인 왕징이 설립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징치는 창업 후 반년도 안돼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약 5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국인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도 있다.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던 조형기 박사와 현대자동차 출신으로 UC버클리대의 자율주행차 연구소에 있던 이찬규 박사가 창업한 팬텀AI다.
 
 
‘혁신적인 모빌리티’ 창업 드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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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글로벌하게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붐이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해 도심 주행을 성공한 자율주행차 스누버를 만든 서울대 자율주행팀에서 나온 토르드라이브, 자율주행 트럭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마스,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라이다센서를 개발하는 SOS랩스, 자율주행차를 위한 자동차보안솔루션을 만드는 페스카로 등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은 절대적으로 수가 적고 장기적인 기술개발에 필요한 큰 투자를 받은 곳은 전무하다. 왜 그럴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스타트업과 협력할 자동차회사가 별로 없다. 국내 자본 자동차 회사로는 현대·기아차밖에 없는데 이들은 스타트업과 협업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부품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업계의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다. 또 구글·우버·바이두·디디추싱 같은 자율주행차 기술에 관심이 있고 열심히 투자하는 IT 대기업이 많지 않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빌리티 등이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다.
 
그렇다 보니 자동차 회사, IT기업에서 자율주행기술을 다년간 연구하다 나와서 창업을 할 인재도 많지 않다. 스탠퍼드나 카네기멜런대 정도의 역사와 경험을 지닌 자율주행차 연구소도 국내 대학에는 많지 않다. 그래서 학교 연구실에서 나온 스타트업도 토르드라이브 정도다.
 
개발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이런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에 거액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밀어줄 만한 자금력과 뚝심을 가진 벤처캐피탈도 없다. 규제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는 줄어들고 있지만 관련해서 서비스 플랫폼이 될 라이드쉐어링(차량공유)은 한국에서 금지 대상이다. 자율주행차 테스트 유치에 적극적인 지자체도 적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결론적으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고 잘 클 수 있는 생태계가 없는 것이다. 자율주행차 스누버를 개발한 서울대 서승우 교수는 “자율주행차 개발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도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R&D)이 부품 소재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진행돼 어려움이 있다”며 “결국 국내 스타트업들은 해외에서 인정받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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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