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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벌 받아 사망' 말한 목사 42년 만에 무죄 이유

인천지방법원. 임명수 기자

인천지방법원. 임명수 기자

고(故) 육영수 여사의 사망에 대해 "평소 불교를 신봉하고 기독교를 박해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벌을 줘 죽었다"고 말하는 등 유언비어를 설교한 목사가 42년 만에 이뤄진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이영광)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기소된 전직 목사 A씨(75)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1976년 2월 인천 강화군의 한 교회에서 육 여사에 대한 유언비어를 40여 명의 신도 앞에서 설교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삼각산에 기도원과 사찰이 있었는데 육 여사가 간첩을 은닉하기 쉽다는 이유로 기도원만 철거하도록 지시해 기독교 신자들이 기도할 장소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국립묘지에는 남자와 군인만 안장되는데 육 여사가 안장된 건 잘못이라는 여론이 많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설교 직후 기소된 A씨는 1976년 5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검찰의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재심 대상이 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적용된 긴급조치 9호 자체가 위헌·무효이어서 형사소송법상 범죄에 해당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는 그 발동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에 의해 침해된 기본권들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무효”라고 강조했다.
  
긴급조치 9호는 박정희 정부의 퇴진과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민주화운동이 확산되자 이를 탄압하기 위해 박정희 정부가 1975년 5월 13일 선포한 대통령 특별조치였다. 이는 1979년 12월 7일 해제됐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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